‘레슬링을 하고 싶어서 공부해야만 했다.’
지난 2002년 서울체고 유도선수 김형주는 귀신에 홀린 듯 레슬링에 푹 빠졌다. 하지만 서울체고엔 레슬링부가 없었다. 이때부터 책을 잡은 김형주는 공부에 매달렸고, 수능 성적이 좋아서 이듬해 용인대 격기지도학과에 차석으로 입학했다.
용인대에서 레슬링 선수로 거듭 난 지 만 4년이 흘렀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김형주(22ㆍ용인대)는 12일 새벽(한국시간) 2006 도하아시안게임 여자 레슬링 48㎏급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결승에서 세계 최강 이초 치하루(일본)에 0-3으로 졌지만 목에 걸린 은메달이 자랑스러웠다.
김형주는 8강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3위 엔크야갈 소그트바자르(몽골)를 3-1로 제압했다. 하지만 이때 오른손 중지와 약지를 크게 다쳤다. 퉁퉁 부은 손으로 상대를 잡을 수 없었기에 결승에서는 이초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손가락 부상이 아쉽지 않냐”고 묻자 “은메달을 딴 것도 꿈만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형주는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이초와의 실력차가 컸다”면서 “2008년까지 열심히 운동해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일본을 이기고 싶다”고 했다.
대표팀 김우용 코치는 “김형주가 체격이 좋고 빠르지만 아직 경기운영이 미숙하다. 이 점을 보완하면 베이징에서는 금메달을 노릴 만하다”고 전망했다.
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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