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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流 잦아들고, 日流 거세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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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流 잦아들고, 日流 거세지고

입력
2006.12.1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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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열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일본영화는 약진을 거듭하며 한국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국내 관객 1,230만 명이 본 <왕의 남자> 가 9일 일본 전국 108개 극장에서 개봉했으나 주말 박스오피스 10위에 그쳤다. 최근 한국영화의 부진을 이어가는 흥행 성적이다. 지난해 최고 흥행 영화인 <웰컴 투 동막골> 은 10월말 개봉해 10위에 머물렀고, 역대 최고 흥행작인 <괴물> 은 9월 개봉 첫 주 7위를 정점으로 일본 극장가에서 소리없이 사라졌다. 올해 일본에서 개봉한 40편 가량의 국내 작품 중 최고 흥행 영화는 4위 성적을 거둔 <연리지> 였다.

박스오피스 순위 뿐 아니라 흥행수입도 변변치 못하다. 지난해 <내 머리 속의 지우개> 가 30억엔, <외출> 이 27억5,000만엔을 각각 벌었던 데 비해 올해는 3억엔을 넘는 작품이 없다. 한국영화에 대한 인기가 시들하면서 수출 편수도 줄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일본으로 수출된 영화는 15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편보다 크게 감소했다.

한국영화의 약세에 비하면 일본영화의 약진이 눈부시다. 멀티플렉스 체인 CGV가 11일 발표한 <11월 영화산업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일본영화의 시장 점유율은 7.3%. 9월에 이어 올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10월까지의 국적별 점유율에서도 일본은 2.6%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0.8%보다 3배 가량 뛰어올랐다. 계절적인 요인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도 뚜렷한 성장세를 반영한 수치들이다.

최근 일본영화의 선전을 견인한 작품은 <일본 침몰> 과 <데스 노트> 다. <일본 침몰> 은 지난 9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후 일본영화로는 1년 8개월 만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정복하며 100만 관객을 모았다. <데스 노트> 도 예상 밖으로 80만 관객이 극장을 찾는 ‘대박’을 터트렸다. ‘소수 극장 개봉 장기 상영’ 전략으로 밑바닥을 다진 작은 영화도 점유율 상승에 한몫 했다. 오다기리 조가 주연한 <메종 드 히미코> 는 4개 관에서 9만 명이 보았고, <스윙걸즈> <유레루> 등이 힘을 보탰다.

흥행 바람을 타고 일본영화 개봉도 늘었다. 10월까지 극장에 걸린 일본영화는 28편이었으나 11월에만 8편의 신작이 관객을 찾았다. 영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영화가 흥행이 된다 싶으니까 수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수입 가격도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본 침몰> 과 <데스 노트> 의 손익분기점은 40만 명 정도였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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