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각(篆刻)의 대표적 명인 고암 정병례(59)씨가 14일 임기를 시작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증정할 삼족오(三足烏)가 새겨진 직인을 완성했다.
정씨가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의 의뢰로 한 달 간 작업해 완성한 이 직인은 가로 세로 7㎝ 높이 18.5㎝로, 백두산에서 가져온 납석을 재료로 썼다. 직인에는 하늘을 향해 날갯짓을 하는 삼족오와 태양을 배경으로 ‘Ban Ki-moon Secretary-General The United Nations’(유엔 사무총장 반기문)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정씨는 “태양 속에 살면서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의 메신저인 상상의 새 삼족오는 우리 민족성과 같은 강한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CICI 이사장인 최정화 한국외대 교수는 “반 총장이 흔들림 없이 세계평화에 앞장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직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유엔 사무총장은 친필로 공식문서에 서명을 하기 때문에 실제 이 직인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최 교수는 “삼족오 직인이 반 총장의 책상에 올려지는 것만으로도 세계의 인사들에게 한국 미술의 독창성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ICI는 내년 1월12일 제3회 ‘한국 이미지 디딤돌상’ 시상식에서 직인 전달식을 가질 예정이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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