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국적으로 토론 열풍이 불고 있다. 대학입시에서 토론의 비중이 커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외국어고등학교 등 일부 고교 입시에까지 논술ㆍ구술시험이 도입됨으로써 논술에 대한 관심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논술과 같은 글쓰기의 강화와 함께 강조해야 하는 것이 바로 토론 등과 같은 말하기다. 글쓰기 훈련만 강조한다면 고도의 지적인 논리적, 체계적 논술 실력을 갖추고도 자신의 주장을 말로 표현하는 데는 서툰 표현력 불균형 상태가 될 것이다.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토론은 논리적인 표현력을 기르는데 도움을 준다. 형식에 맞춰서 하는 토론은 논리적 사고력과 표현력을 길러 논술을 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형식 토론에는 의회형 토론, 링컨 더글러스형 토론, 상호질문형 토론 등이 있다. 이 세 가지 형태는 모두 상대방의 결함이나 허점을 드러내서 자신의 입장을 내세우는 부정적 방식이다.
반면 포퍼형 토론은 자기 주장의 긍정적인 측면을 내세운다. 철학자 칼 포퍼의 이념을 적용한 것으로 내가 옳을 수도 있고 상대방이 옳을 수도 있으며, 서로 힘을 모아 진리에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입장이다. 특히 숙명여대와 서원대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토론대회에서는 이 포퍼형 토론방식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칼 포퍼형 토론과 같은 형식 토론의 훈련은 논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해 근거를 제시하고, 반대의견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제시하면서 다각적인 문제해결을 하는 논리적인 글쓰기 실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체계적인 글쓰기 강화와 더불어 말하기 훈련도 함께 할 때 진정한 사고력과 표현력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왜 구술, 면접시험을 보는가? 이제는 인간의 능력을 지식의 양이라는 단순한 잣대보다 개성 독창성 창의성 등 다양한 기준에 의해 평가하는 경향이 점차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대학입시제도도 다양한 측면에서 학생들의 능력과 적성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한 경향의 중심에 구술, 면접이 자리한다.
구술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수준이 아니라 자신의 태도와 개성, 기본자질을 인상 깊게 보여주는 일이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대화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의 극복이 중요하다. 논술이 독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서 주장하는 것이라면 구술은 면접관이라는 상대방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구술에서 중요한 것은 작은 지식이라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획일적인 모범 답안보다는 면접관이 "이 친구 생각을 더 듣고 싶은데"하는 느낌이 들도록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혜영 서원대 교양학부 전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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