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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 美노병 "단짝 원기준 어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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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 美노병 "단짝 원기준 어딨니"

입력
2006.12.1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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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이 흘렀지만 눈을 감기 전 한 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한국전쟁 때 미군 제5기갑사단 84공병단 소속으로 우리 땅을 밟았던 한 참전 노병이 참혹한 전쟁의 한복판에서 따뜻한 정을 나눴던 한국인 친구를 애타게 찾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제시 하먼(75)이 반세기의 세월에도 못 잊어 하는 친구는 1953년 서울의 한 캠프에서 만난 원기준씨. 하먼은 부대 관리 근로자였던 원씨와 손발을 맞춰가면서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그는 원씨를 “이국 땅에서 외롭던 나를 가족같이 대해 주고 집으로도 자주 초대해 준 따뜻한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하먼이 기억하는 원씨는 4명의 자녀를 둔 가장으로 영등포에 살았다.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뒤 사탕공장을 운영했지만 전쟁통에 문을 닫고 미군 부대에서 일자리를 얻었다고 했다.

나이는 하먼보다 두세 살 위. “꼭 의형제처럼 지냈어요. 미국 인디애나주 고향 마을에서 제 어머니가 동네 사람들의 옷을 모아 원씨 가족에게 보내주기도 하셨죠.” 하먼은 아직도 한글을 읽을 수 있다. 원씨 덕분이다. “원씨가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가르쳐 줬습니다. 더 열심히 배워 보라고 해서 서울대 야간 한글수업도 들었죠. 한국말이나 단어의 뜻 같은 것은 거의 잊었지만 글자는 띄엄띄엄 읽을 수 있어요.”

두 사람은 하먼이 54년 귀국한 뒤에도 편지를 주고 받았지만 언제부턴가 연락이 끊어졌다.원씨가 보낸 편지와 당시 한국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소중하게 간직해 온 하먼은 “원씨가 아직 살아있다면 꼭 다시 만나 ‘그때는 정말 고마웠다’고 얘기해 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하먼은 원씨를 직접 찾기 위해 내년 5월3~5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전화 1-310-419-4671

이메일 jgharmon@aol.com 한국일보 LA미주본사= 배형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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