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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아시안게임/남현희 "베이징서도 金 따고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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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아시안게임/남현희 "베이징서도 金 따고 결혼"

입력
2006.12.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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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국가대표 상비군 시절에 만나 벌써 7년간 사귄 ‘연인 사이’였지만 펜싱 개인전에 출전하는 여자 친구에게 경기 전 “잘 하라”는 흔한 격려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먼 발치에서 눈빛으로 ‘파이팅 메시지’를 보냈을 뿐이었다. 그리고 정작 금메달이 걸린 결승전이 시작됐을 땐 황급히 자리를 떠야 했다. 13일 예정된 단체전 때문에 숙소에 들어가 컨디션 조절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12일(한국시간) 새벽 알 아라비 스포츠클럽에서 벌어진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남현희(25ㆍ서울시청)의 남자 친구인 남자 사브르의 원우영(24ㆍ서울 메트로) 이야기다. 대표팀 동료 서미정을 15-10으로 꺾고 우승한 남현희는 올해 초 성형파문으로 6개월 간의 자격정지라는 시련을 극복하고 따낸 금메달이어서 더욱 값졌다.

아시안게임에 국가 대표로 동반 출전한 남현희와 원우영은 카타르 도하로 건너와서 마치 ‘결별 커플’처럼 지냈다. 남현희는 “일단 경기만 생각하기 위해 태릉선수촌에 있을 때보다 서로 더 멀리 했다”고 말했다.

큰 일을 앞두고 만남을 자제했던 둘 사이를 연결해 준 것은 커플링. 원우영은 “한 달 전에 커플링을 맞췄다. 그 전에 4,5개의 커플링이 있었는데 모두 내가 잃어버렸다”며 웃었다.

여자 친구가 아닌 ‘펜싱 선수’로서의 남현희에 대한 평가는 극찬 일색이다. 원우영은 “현희는 아시아에 적수가 없다. 세계 무대에도 통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사브르 개인전에는 동료 선수에게 기회를 넘겨줘야 했던 원우영은 13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남현희와 함께 ‘동반 금메달 커플’로 공인 받게 된다. 원우영은 “개인전에 출전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다. 단체전에선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둘의 결혼에 대해 남현희는 “아직은 어리기도 하고, 당분간은 펜싱에 더 욕심 내고 싶다.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결혼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도하(카타르)=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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