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내년 1월15일 한국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6차 협상 이전에 장관급 이상의 고위급 회의를 통해 쌀과 쇠고기 등 이견이 큰 농산물 분야에서 우리 정부와 사전 조율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FTA 협상과 별도로 조만간 미국이 쇠고기 검역기준에 관한 기술협의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됐다.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12일 한미 FTA 5차협상의 농업분야 협상 경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농업 분과의 경우 파행을 겪지 않고 협상이 진행됐지만 미국은 협상 진행 속도가 더디다고 말하고 있다”며 “막바지 협상 들어가면 고위급 회의에서 핵심 사안을 다뤄야 한다는 것이 미국측의 의사”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측은 6차 협상 이전에라도 고위급 회의를 원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우리는 이에 대해 좀 더 검토해보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배 국장은 또 쇠고기 검역 문제와 관련, “FTA 협상에서는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을 다루지 않았다”며 “이것은 안정성을 따지고 관리하는 문제인 만큼 FTA 협상 전문가들이 아니라 기술적 전문가들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만간 미국이 어떤 형식으로든 기술협의를 요청할 것이며 한국도 이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혀 양국간 협의가 머지않아 개시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배 국장은 이어 쌀 문제와 관련, “우리는 쌀의 경우 관세철폐 대상에서 완전히 예외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만약 쌀을 미국이 건드린다면 협상을 깨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방한 중인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와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배기량에 기준한 자동차세와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한 한국 정부의 협상 태도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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