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도하 아시안게임/남자 핸드볼, 심판에 졌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도하 아시안게임/남자 핸드볼, 심판에 졌다

입력
2006.12.12 23:47
0 0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핸드볼 대표팀의 에이스 윤경신(33ㆍ함부르크)은 “핸드볼의 신(神)이 와도 이런 경기는 이길 수 없다”고 탄식했다.

# 카타르전 노골적 편파 판정…6연패 좌절3명 동시 퇴장…'대학팀'상대 28-40 패

어깨만 스쳐도 2분간 퇴장, 공을 잡고 두 걸음만 걸어도 ‘오버 스텝’이 선언됐다. 7명끼리 맞붙어야 하는 핸드볼 코트에 3명이 동시에 퇴장 당해 7-4로 싸워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심지어 골키퍼인 박찬영이 공격에 가담하는 ‘코미디’도 연출됐다.

전ㆍ후반 60분 동안 2분간 퇴장을 당한 한국 선수는 무려 10명이나 됐지만 카타르 선수는 3명에 불과했다. 쿠웨이트인 주심의 노골적인 편파 판정 속에 한국 남자 핸드볼의 아시안게임 6회 연속 우승 꿈이 무너졌다. 한국은 12일(한국시간) 새벽 알 가라파 인도어홀에서 한국의 중급 대학팀 수준으로 평가 받던 주최국 카타르와 4강전에서 맞붙어 28-40으로 패했다.

노골적인 심판의 횡포

한국 대표팀은 개최국 카타르의 텃세와 중동 심판의 편파 판정을 예상하긴 했지만 그 정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쿠웨이트 출신의 알리 압둘 후세인과 사미 칼라프 심판은 경기 시작과 함께 노골적으로 휘슬을 불어댔다.

경기 시작 30초 만에 이태영이 골을 넣었지만 라인 크로스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고, 속공하던 백원철과 윤경신에겐 잇따라 오버 스텝을 선언했다. 조금만 항의의 제스처를 취하면 곧바로 2분간 퇴장. 전반 6분이 지나도록 한국은 골을 넣지 못하며 0-4로 카타르에 끌려갔다.

조금만 몸이 부딪쳐도 파울의 불이익을 당했던 한국의 윤경신 백원철 이준희 등 공격수들은 궁여지책으로 15m 밖에서 중거리슛으로 추격전을 벌여야 했다. 그나마 백원철이 레드카드를 받아 한국은 극심한 수적 열세 속에서 무릎을 꿇었다.

핸드볼 한 것이 창피하다(윤경신)

선수들조차 얼굴을 붉히는 대신 허탈한 웃음을 지었던 경기였다. 초등학교때부터 핸드볼을 시작해 25년 동안 코트를 누벼온 윤경신은 “이런 경기도 있을 수 있네요. 지금까지 핸드볼을 해온 게 창피합니다”라고 했다.

소속팀 일정 때문에 폴란드에서 뒤늦게 도하로 건너온 윤경신은 “오늘 같은 경기는 10명이 싸워도 이길 수 없다. 상대와 닿기만 해도 퇴장을 줘 13m 뒤에서 슛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 전 편파판정으로 잃을 수 있는 점수를 10점 정도로 예상했으나 그 도가 넘었다는 것. 윤경신은 “이런 판정에도 불구하고 이성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잘 참은 후배들이 대견하다”고 했다.

이날 KBS 해설위원으로 경기를 지켜본 강재원(41) 일본 다이도스틸 감독은 “올 초 스위스에서 다이도스틸과 카타르 대표팀이 경기를 벌였는데 11점 차로 이겼다. 카타르의 실력은 한국 대학팀 수준이다. 심판 재량을 인정하더라도 이런 식은 아니다”고 흥분했다.

도하(카타르)=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