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깊은 슬픔 혹은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한 짙은 외로움에 빠져본 이라면 알 것이다. 누군가 힘껏 안아주는 것, 아니 상대의 체온을 스치듯 느낄 수 있는 가벼운 포옹이라도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를. 나눔의 계절, 작은 몸짓 하나로 큰 사랑과 위안을 전할 수 있는 포옹의 힘을 되새겨보는 프로그램이 안방을 찾아간다.
17일 밤 11시5분에 방송하는 SBS 스페셜 <백 마디 말보다 소중한 단 한 번의 포옹> (연출 박진홍)은 감동과 화제를 낳은 포옹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만나본다. 백>
호주 청년 후안 만은 2년 반 전 ‘공짜로 안아드립니다(Free Hugs)’라는 피켓을 들고 시드니의 거리로 나섰다. 용기를 내 그에게 다가간 첫 ‘손님’은 1년 전 외동딸을 잃은 한 할머니. 청년의 품에 안긴 할머니는 “참 오랜만이야. 이렇게 따뜻하게 누굴 안은 건”이라고 말했다. 그 뒤를 이어 수많은 사람들이 그와 따뜻한 포옹을 나눴고, 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소개되며 세계 각지에서 ‘프리 허그’ 캠페인이 이어졌다. 후안 만에게서 포옹의 의미와 그가 안아준 사람들의 사연, 이 일을 통해 그가 얻은 행복에 대해 들어본다.
꺼져가는 생명을 살린 기적의 포옹도 있다. 1995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한 병원에서 몸무게 1㎏으로 태어난 쌍둥이 자매. 언니 카이리와 달리 동생 브리엘의 상태는 날로 악화했다. 그러나 자매를 한 인큐베이터에 넣은 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카이리의 손길이 닿자 브리엘의 생명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되고 결국 살아났다. 베스트셀러 <긍정의 힘> 에도 인용돼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준 잭슨 자매와 가족을 만나 11년 전의 감동을 되새겨본다. 긍정의>
이밖에 서로에게 등을 돌렸던 부부, 소원했던 부모와 자식이 가슴으로 온기를 전하며 조금씩 사랑을 되찾아가는 이야기 등 포옹이 가져온 행복한 변화들을 소개한다.
한편 KBS1 (월~금 오전 10시40분, 오후 4시55분)이 11월부터 펼치고 있는 포옹 캠페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는 꼬마 ‘꾸메’(꿈에)와 수호천사 ‘푸메’(품에)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15초짜리 이미지 애니메이션을 프로그램 첫머리에 내보내고 있다. 제작진은 “포옹은 단순히 안아주는 행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이며 눈빛과 손길로도 포옹의 의미를 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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