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대륙 울린 '코리안 父情' 뒷 이야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대륙 울린 '코리안 父情' 뒷 이야기

입력
2006.12.11 23:47
0 0

폭설에 고립된 가족의 구조를 요청하러 나섰다가 7일 숨진 채 발견된 재미동포 제임스 김(35)이 사망 직전까지 걸어갔던 거리는 당초 발표된 16㎞보다 훨씬 긴 26㎞로 밝혀졌다고 미국 오리건주 조지핀 카운티의 소방책임자인 필 턴불이 10일 밝혔다. 그는 “공식 기록을 바로잡고 가족을 구하려 노력했던 김씨의 노력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지방신문 등이 보도한 이 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 혹한을 뚫고 이렇게 먼 거리를 걸었으면서도, 김씨가 발견된 지점은 처음에 출발한 곳으로부터 불과 0.8㎞ 떨어진 곳이었다. 폭설로 방향 감각을 잃은 그는 거의 원 모양을 그리며 이 지점에 도달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김씨가 만약 반대 방향으로 출발해 비포장 도로를 따라갔다면, 머지 않아 블랙 바 로지라는 휴양시설에 무사히 도착했을 것이라고 보도해 독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 신문은 10일 특집기사를 통해 김씨 가족의 실종과 구조 전후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전했다. 특히 주방위군과 고속도로 순찰대 등 5개 기관 100여명으로 구성된 수색대보다 일반 시민들이 4일 발견된 김씨의 부인과 두 딸의 구조에 더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색팀이 김씨 가족의 실종 지역을 파악하지 못했던 2일 오후 오리건주 이동통신업체인 에지 와이어리스에 근무하는 엔지니어 에릭 푸카는 김씨 부부의 휴대폰 신호가 11월 26일 그랜츠 패스의 34㎞ 북쪽 지점에서 포착됐다고 제보했다. 이 덕분에 당국은 김씨 가족이 그랜츠 패스와 골드 비치 사이로 수색 범위를 좁힐 수 있었다.

또 4일 헬리콥터로 김씨 가족을 발견한 사람은 수색대나 김씨의 아버지가 자비로 마련한 3대의 헬기 조종사가 아닌 한 시민이었다. 존 레이처는 신문에서 김씨 가족의 실종 소식을 읽고 김씨 가족이 로그강 계곡을 따라 나 있는 베어캠프 도로로 가다가 길을 잘못 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도 종종 그런 실수를 하기 때문이었다. 2일 수색에 나섰다 연료 부족으로 되돌아 온 레이처는 월요일인 이날 다시 수색에 나섰다가 김씨의 부인이 하늘을 향해 필사적으로 우산을 흔드는 것을 발견했다.

한편 김씨 가족이 험준한 산악도로로 접어들었던 것은 누군가 차량 진입을 막는 출입문을 열어놓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로그강_시스키유 국립공원 관리소측은 베어캠프 도로가 평소에도 험난한데다 겨울철에는 눈 때문에 통행이 불가능해 쇠로 만든 출입문에 자물쇠를 걸어놓았지만 누군가 이 자물쇠를 부수고 문을 열어놓았다고 밝혔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