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전략수정에 대한 합의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이라크연구그룹(ISG) 보고서가 미국 정가를 오히려 분열로 몰아가고 있다.
조지 W 부시 정권은 보고서가 ‘비현실적’이라며 거부감을 노골화하고 있고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등 ISG 공동위원장들은 보고서를 전면 수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0일엔 미 언론들도 찬반 양론에 가세, 워싱턴포스트가 사설에서 보고서의 일부 내용이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며 비판론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뉴욕타임스 사설은 경청할만한 보고서의 권고사항을 소개하면서 부시 대통령에게 이를 변화의 기초로 삼을 것을 촉구해 대조를 보였다.
베이커 전 장관 등은 10일 방송에 잇따라 출연, 보고서 권고사항은 전체적으로 채택돼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미국이 이라크는 물론 중동지역에서 평화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선 이란 및 시리아와 대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백악관 관계자들은 ISG의 핵심제안 중 많은 부분이 비실용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강경 세력들은 보고서에 대한 비판을 강화, 민주당과의 대립각을 보다 확실하게 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공화당내 강온파 사이에도 이견이 발생, 보고서 발표 이후의 분열상은 발표 이전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0일자 사설에서 이스라엘_팔레스타인간 분쟁 해결이 이라크전 혼돈 종식의 핵심요소라는 보고서의 주장에 대해 “이_팔 분쟁해결이 이라크내 종파간 내전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상상하기 어렵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미군 지휘부가 부시 대통령 등 정치적 최고결정권자에게 자유롭게 ‘독립적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는 등의 보고서 권고를 높이 평가하면서 부시 대통령이 실기하지 말 것을 거듭 촉구했다.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은 이날 ISG 보고서 중 일부 내용을 ‘위험한 발상’이라며 회의적으로 평가했다. 알 자지라 영어방송은 미군이 알 카에다 관련자를 색출한다며 8일 바그다드 북쪽 이샤키시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어린이 6명을 포함 여성 등 민간인 17명을 희생시킨 화면을 단독 입수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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