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곳으로 회귀하는 ‘바다거북(海龜)’처럼 중국으로 돌아오는 화교들의 행진이 뚜렷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차이나 데일리가 11일 보도했다.
호주에서 태어나 2002년 중국어 연수 차 상하이(上海)에 온 알윈 리(27)는 3년 전 일자리를 찾으면서 주저앉았다. IBM에서 일하는 그는 “중국어를 할 줄 알고 중국도 아는 상황에서 호주로 돌아가 새 생활을 시작한다는 게 낭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7세 때 호주로 이민 갔던 레이 펑(29)도 뿌리를 알기 위해 중국을 찾았다가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에 상하이를 선택했다.
‘바다거북’으로 불리는 이들 중국 정착 화교들은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 살면서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커뮤니티까지 형성하고 있다. 800명의 회귀 화교들이 회원으로 있는 한 모임에서는 대화가 영어, 프랑스어, 광둥어 등으로 진행된다.
최근 중국에 정착하는 화교들은 과거와 뚜렷하게 대비된다. 과거 화교들은 고급 두뇌가 부족한 중국에서 거액의 연봉을 받기 위해 중국을 찾았지만 최근 중국에 정착하는 이들은 다국적 기업에서 중국인들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대우를 받고, 중국에 동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착을 선택하는 화교들은 수대에 걸친 오랜 이민생활로 중국어를 전혀 사용할 줄 모르는 이들보다는 외국으로 이민간지 얼마되지 않았거나 가정에서 중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들도 중국 생활에 온전히 동화되지는 않고 있다. 중국인 직장 동료들은 이들을 절반의 외국인으로 대우하고, 이들의 중국 문화 적응도 서툴기 때문이다.
상하이시는 외국에서 거주한 해외 화교들이 중국에게는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9월 뉴욕, 샌프란시스코, 토론토 등으로 대표단을 보내 전문 지식과 기술을 가진 해외 화교들을 유치하기도 했다. 차이나 데일리는 바다거북으로 불리는 화교들은 최소한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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