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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in DOHA/ 대를 잇는 금메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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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in DOHA/ 대를 잇는 금메달리스트

입력
2006.12.1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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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에서 ‘대를 잇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주변에선 “재능을 타고 났다”는 둥 “피를 물려받았다”는 등 부러운 시선을 보내지만 당사자들에겐 엄청난 부담일 수도 있다.

두 달 전 다친 오른 장딴지 부상 때문에 끝내 도하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한 일본 남자 해머던지기의 ‘영웅’ 무로후시 고지(32)가 좋은 예다. 무로후시는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95년 이후 일본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은 ‘불패 신화’의 주인공이다.

98년 방콕 대회와 2002년 부산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 대회에 출전만 했다면 3회 연속 우승은 보장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런 그도 아버지와 견줬을 땐 한없이 작아진다. 무로후시의 아버지인 무로후시 시게노부는 70년 방콕 대회부터 86년 서울 대회까지 해머던지기에서 무려 5회 연속 우승을 일군 ‘아시아의 철인’. 15세 때부터 아버지에게 배워 결국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낸 아들 무로후시는 “너무 위대해 넘어설 수 없는 거대한 산”이라고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낸 바 있다.

결국 아들의 부상 때문에 대를 이어온 아시안게임 7연패의 대기록이 끊어지고 말았다. “아버지가 위대한 것은 41세까지 현역 생활을 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던 아들 무로후시는 부상을 무릅쓰고 출전을 강행하려 했으나 주위의 만류로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회 한국에서도 ‘대를 잇는’ 금메달리스트가 나왔다. 10일 남자 사이클 4㎞ 개인 추발에서 금메달을 딴 장선재(22ㆍ한국지적공사)의 아버지는 82년 뉴델리 대회때 금메달을 딴 장윤호(45) 대표팀 감독이다.

엄한 아버지 밑에서 훈련한 장선재는 “그 동안 아버지가 사이클 타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 운동을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 수영하던 나를 아버지가 억지로 사이클을 타게 만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 외 남자 하키의 국가대표 출신인 유영채(56) SBS 해설위원의 아들 유효식(25)이 하키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대회가 벌어지는 카타르는 현 국왕이 아버지를 쿠데타로 몰아내고 정권을 잡은 나라다.

도하(카타르)=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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