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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구타사망 은폐 첫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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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구타사망 은폐 첫 규명

입력
2006.12.1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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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 정권 시절을 포함해 과거 군대 안에서 발생한 두 건의 자살 사건이 구타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실이 밝혀졌다.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이해동 목사)는 1982년 복무 중 사망한 김모(당시 20)씨의 사인을 조사한 결과 선임자의 구타로 숨진 사실을 규명했으며, 96년 숨진 박모(당시 21)씨는 구타를 견디지 못해 자살한 것으로 밝혀냈다고 11일 밝혔다.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 예하 전방부대에서 하사로 근무하다 82년 숨진 채 발견된 김씨는 당시 군 헌병대 조사에서 술을 마시고 잠을 자다 토사물이 기도를 막는 바람에 사망한 것으로 처리됐다.

그러나 24년간 한을 품고 살아온 유족들은 올해 초 의문사위에 진상규명을 의뢰했고 조사과정에서 당시 함께 근무했던 부대원의 제보에 따라 선임자의 구타로 숨진 사실이 드러났다. 올해 1월 의문사위가 출범한 이래 군 수사당국이 단순사망으로 처리한 사건이 타살로 바로잡히기는 처음이다.

박씨는 96년 강원 지역에서 근무 중 여러 명의 선임자들로부터 구타와 심한 욕설 등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다. 소속 기관에서는 박씨가 소심한 성격에다 우울증을 앓았던 점 등으로 미뤄 자살했다고 유가족에게 통보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이의제기로 재조사를 실시한 의문사위는 “당시 군 수사당국이 부실하게 수사를 했다”며 “해당 기관에서 사망원인을 축소 은폐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자살은 맞지만 집단 구타가 자살의 주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의문사위는 또 98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벙커에서 권총에 의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고 김 훈 중위 사건을 재조사키로 했다. 의문사위 김호철 상임위원은 “김 중위 사건에 대한 군 수사기록을 세밀히 검토한 결과, 당시 소대원 조사와 권총의 출처 같은 기초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의혹제기 이유가 상당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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