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들, 보상금 담보로 대출외지인 전화 쇄도… 매물은 없어
‘영종도 보상금 5조원을 잡아라.’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 중구 영종도 공항신도시. 도심 곳곳에는 ‘보상업무를 도와드립니다’ ‘보상채권 높은 가격 매입’ ‘무료 세무상담 및 투자 상담’ 등이 적힌 대형 현수막이 한 눈에 들어온다. 대다수 은행ㆍ증권회사들은 이달부터 풀리는 천문학적 보상금을 유치하기 위해 최근 보상상담센터를 잇달아 문을 열었으며, 상당수 부동산중개업소들도 ‘보상금 담보 대출 상담’ 이라는 큼직한 안내문을 내걸었다.
인천경제특구인 영종도발 투기 광풍이 일고 있다. 인구 12만명을 수용하는 영종지구(578만평)가 내년부터 본격 개발을 앞두고 모두 5조원에 이르는 토지 보상금이 풀리기 때문이다. 단일 사업보상액으로는 사상 최대 액수이다.
영종지구 토지소유주들은 대략 5,800여명. 이들은 가구당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백억원의 보상금을 받게 된다. 한국토지공사는 토지내역과 보상 액수 등을 개별통보한 뒤 15일부터 개별적인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이 같은 기대심리로 인해 영종도는 물론 인접 시도ㆍ신도ㆍ장봉도 등까지 땅값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영종도의 경우 공시지가로 평당 100만~150원선을 호가하고 있으며 인근 섬들도 평당 100만원을 웃돌고 있다.
공항신도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땅을 구입하겠다는 외지인들의 전화가 평일에도 10통이 넘게 오고 있지만 매물이 없다”며 “일부 토지주들은 미리 보상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인근 지역에 부동산 투자를 했다”고 귀띔했다.
공항신도시 등 영종도 지역 경기도 벌써부터 타오르고 있다. 식당과 술집 등에는 손님들이 넘치고 상가 등 편의시설도 앞다퉈 들어서고 있다.
주거밀집지역인 인천 중구 운서동 공항신도시내 식당과 술집 등은 밤 늦게까지 흥청거리고 있다. 주민 김모(42)씨는 “공항신도시내 먹고 마시는 업종은 불경기인데도 불구하고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점과 상가 점포 등도 내년부터 문을 열거나 준비중이며 국내 금융기관과 증권사들은 보상금을 잡기 위해 영종도로 몰려 들고 있다.
이 달 들어 우리은행 동양종합금융증권들은 공항신도시에 지점이나 출장소를 개설했으며 우리투자증권ㆍ삼성증권ㆍ미래에셋증권 등은 문을 열거나 준비중이다. 이들은 보상채권 매입 등 다양한 영업 전략을 세우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영종지구내 토지주인 김모(46)씨는 “하루에도 10번이상씩 은행이나 증권사로부터 보상금을 예치해 달라는 전화를 받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토지 보상금의 경우 주식보다는 부동산으로 유입되기 십상”이라며 “수도권 일대 부동산 투기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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