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당 판매가격이 동급 국산차의 3배 가량인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더 안전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일부 차종의 경우 국산차의 안전도가 더 높다.
한국일보 산업부가 10일 미국 교통부 산하 고속도로교통안전위원회(NHTSA)가 전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의 2007년형 모델을 대상으로 실시한 충돌 테스트 자료 중 한국에서 시판되는 모델을 발췌해 분석한 결과, 현대ㆍ기아차와 GM대우 등 국내 업체가 만든 차량의 안전성이 주요 수입차에 뒤지지 않았다.
배기량 2,000~2,500㏄ 수준의 중형차 시장에서는 현대 쏘나타와 기아 옵티마의 안전도가 동급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쏘나타와 옵티마는 전면 및 측면 충돌테스트 모두에서 최고 등급(5-☆)을 받았고, 전복(Roll-Over) 테스트에서만 최고 등급보다 한 단계 낮게 평가됐다.
반면 비슷한 배기량의 수입차 모델은 평가 점수가 쏘나타와 옵티마에 미치지 못했다. 혼다 어코드는 전면 충돌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으나, 측면 충돌점수는 한 단계 낮은 등급(4-☆)으로 평가됐다. BMW 3시리즈와 폭스바겐의 제타와 파사트 모델, 메르세데스-벤츠의 C클래스, 볼보의 S60과 S40모델 등 국내 시판 중인 다른 수입차 모델도 NHTSA 평가에서 국산차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 자료를 놓고 따지면 2007년형 쏘나타와 옵티마 운전자의 경우 동급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한 차를 타고 다니는 셈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는 현대차의 싼타페와 투싼이 동급의 경쟁차종보다 안전도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두 차종 모두 전면과 측면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고, 전복 시험에서는 한 단계 낮은 등급을 기록했다. 이는 혼다의 신형 CR-V와 아우디의 Q7 모델과 같은 안전 등급이다. 국내 시판 중인 포드의 에스케이프 모델은 측면 안전성은 현대차 수준이었으나, 전면 충돌 등에서는 한단계 낮게 평가됐다.
소형차와 준중형차 부문에서는 모델별로 안전도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현대 아반떼는 정면 충돌시 안전성은 혼다 시빅과 같은 등급을 받았지만, 측면 충돌에서는 뒷좌석의 안전성이 시빅보다 한 단계 낮게 평가됐다. GM대우의 라세티(수출명 스즈키 포렌자)는 경쟁 차종보다 안전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베르나(수출명 액센트)와 GM대우 칼로스(수출명 시보레 아베오), 기아 프라이드(수출명 리오) 중에서는 베르나가 가장 좋은 점수를 얻었다. 칼로스는 전면 충돌시 조수석 안전도가 베르나에 뒤졌고, 프라이드는 측면 충돌시 앞좌석 안전도가 낮게 나왔다.
고급 세단 부문에서는 현대 그랜저(수출명 아제라)가 경쟁모델보다 낮은 점수를 얻었다. 그랜저는 전면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보다 한 단계 낮게 평가됐으나, 렉서스350과 포드의 파이브헌드레드 등은 최고 등급을 받았다. 벤츠 E클래스는 전면 충돌 안전성은 좋지 않았으나, 측면 충돌 안전성은 높게 평가됐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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