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 에는 두 종류의 물살이 나옵니다. 한강 수면의 물살과, 괴물이 수중에서 만드는 물살. 이 둘이 자연스럽게 결합하고 조화를 이루도록 정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물살을 하나로 만나게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어렵거니와 관객에게도 깊은 인상을 주는 장면이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괴물>
영화 <괴물> 이 인기를 얻은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가 특수 효과였다. 특히 괴물이 한강 변에 출몰하는 장면은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게 생생했는데 그것은 박재욱(34) 기술 감독 덕분이다. 괴물>
그는 <킹콩> <슈퍼맨 리턴즈> 등 할리우드 대작 영화의 특수 효과를 담당한 한국인 테크니컬 디렉터(technical directorㆍ기술 감독)로 <괴물> 의 특수 효과 작업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미국의 특수 효과 전문회사 ILM에 근무하는 그는 지금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캐러비안의 해적3> 의 제작에 동참하고 있다. 캐러비안의> 괴물> 슈퍼맨> 킹콩>
그가 8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영화의 마술, 비주얼 이펙트’ 세미나에서 할리우드 경험을 들려주고 영화학도의 해외 진출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조언했다. 이날 행사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레스페스트 영화제의 서울 개최를 기념해 마련했다. 이 영화제는 뉴욕, 도쿄 등 세계 대도시를 순회하며 개최되는 축제로 영화 상영, 세미나, 공연 등으로 6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됐다.
박 감독은 “함께 작업했던 미국 스태프들로부터 <괴물> 이 특수 효과에서 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 수준작이라는 평가를 들었을 때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영화에서 특수 효과의 비중과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할리우드에 비해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괴물>
그는 “특수 효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들의 예술 감각과 기술 능력을 높이는 것은 값 비싼 장비를 갖추는 것보다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영화 및 컴퓨터 그래픽에 관심 있는 학생 300여명이 모여 그의 강연을 경청했다. 박재욱 감독은 “앞으로도 한국의 스태프, 영화 학도들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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