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기아자동차 정의선 사장 등 임직원 70여명은 주말을 이용해 수해를 입은 강원 평창군으로 감자캐기 등 봉사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이 봉사활동 사실은 이틀이나 지난 화요일에야 뒤늦게 언론에 공개됐다. 정 사장 일행은 수 년 전부터 정기적으로 비공개로 봉사활동을 펼쳐 왔는데, 헌신적 도움에 감명 받은 지역 주민들이 기아차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알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아차의 클린기업 활동은 요란함을 거부한다. 첫째도 실질적 도움이고, 둘째도 실질적 도움이다. 지난달 21일 열린 ‘연탄나눔’ 행사도 그런 경우다.
이날 기아차 우리사주 조합 사회봉사단 60여명은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과 함께 강원 인제군 지역 독거노인과 결손 아동 등에게 연탄 5,000여장과 쌀 50포대, 생필품 등을 전달했다.
기아차는 또 주요 명절 때면 독특한 이웃돕기 활동을 벌인다. 기아차는 투명경영의 일환으로 직원들이 명절 때 협력업체나 거래선으로부터 선물을 받는 것을 일절 금지하고 있으나, 때론 발송처 없이 선물이 배달되는 경우가 있다.
기아차는 어디로 돌려줘야 하는지도 모르는 이 선물들을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하고 있는데, 올 연말에도 추석 때 들어온 선물을 본사 인근의 서울 우면동 사회복지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2002년 선물 안주고 안받기 캠페인을 처음 실시할 때만 해도 직원들이 반신반의하며 눈치만 봤었는데 지금은 기업문화로 완전히 정착됐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협력업체와 공정한 거래 및 상생협력에도 노력하고 있다. 투명경영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임직원의 불공정한 업무처리나, 직위를 이용한 부당한 요구 등 비위 사실을 인터넷으로 익명 제보할 수 있는 사이버 감사실을 운영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매년 협력회 정기총회 때는 ‘올해의 협력사상’과 같은 포상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업체를 선정할 때에는 구매단가보다는 품질점수에 더 큰 배점을 두고 있다.
이 같은 각종 봉사활동과 투명경영은 정몽구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 회사 관계자는 “납품비리를 통해 불량부품이 들어 오면 완성차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며 “유난히 투명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 회장의 경영방침이 어느덧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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