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일부은행에서 연 7%를 넘어서는 등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한국은행의 지불준비율 인상에 따라 은행들의 추가 지준금 적립이 16일부터 시작되는 등 금리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주택마련을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았던 가계를 중심으로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일 현재 연 5.61~7.01%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연 5.41~6.71%, 신한은행 5.51~6.81%로 각각 연중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국민주택규모 이상이면 이보다 높은 5.71~6.81%가 적용된다. 신한은행은 또 영업점장 전결 금리감면폭을 현행 최고 0.8%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축소하는 등 전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인상, 11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11일부터 한 주 동안 주택대출 금리를 이번주보다 0.04%포인트 높인 5.72~6.72%를 적용키로 해 대출 최저금리가 연중 최고치와 같아지게 된다. 하나은행도 다음주 주택대출 금리를 이번주보다 0.05% 포인트 높인 5.76~6.46%로 적용키로 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할 예정이다.
시중은행의 주택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것은 기준금리가 되는 전환사채(CD)금리가 91일물의 경우 8일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은행의 예금 지준율 인상이 영향으로, 은행들이 지준율 인상으로 추가로 적립해야 될 자금을 은행채 대신 CD 발행을 통해 조달하고 있어 CD 발행금리와 유통금리가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금융연 이병윤 연구위원은 “가계가 1년 소득으로 금융부채를 얼마나 상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개인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98년 84.7%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01년부터 미국을 추월했으며 지난해말 139.6%로 악화됐다”며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 “소득 및 자산수준별 부채규모에 대한 통계가 없어 실제로 어느 정도의 가계가 부실위험에 직면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며 가계의 이자부담 정도에 대한 상황파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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