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갑오농민전쟁 당시 마지막 격전지인 우금티 유적이 위치한 충남 공주시에서 농민군 유족들을 만나 자신의 증조부인 고부군수 조병갑의 행적에 대해 사과했다.
조 전 수석은 9일 공주유스호스텔에서 동학농민혁명유족회가 주관한‘동학농민혁명 112주년 기념 유족의 밤’행사에 참석,“당사자인 저의 조상이 유족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하나 너무 많은 세월이 흘렀다”며 “조상을 대신해 늦게나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농민군의 영혼과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최근 몇 달 동안 매일 아침 108배를 하고 있다”며 “여러분의 한이 풀릴 때까지 계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신문에 보도되기 전 유족들에게 사실을 밝히고 사과하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일로 진작에 찾아 뵙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앞으로 기회가 닿는 대로 여러분을 부모님 모시듯 따뜻하게 모실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다”며 유족들에게 큰 절을 올리기도 했다.
조 전 수석은 행사장을 빠져나가면서 동학의 태인 대접주 김개남 장군 후손인 상주(59ㆍ전북 정읍시)씨 등 유족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정남기 동학농민혁명유족회장은 “후손이 책임질 일이 아님에도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화해와 용서를 통해 새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주=최정복 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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