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이 애틋한 사부곡(思父曲)을 불렀다. 7일 스웨덴 스톡홀름 학술원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강연에서 파묵은 ‘아버지의 여행가방’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에 나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표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였던 영국의 극작가 해럴드 핀터가 강연에서 미국의 대외정책을 강력하게 성토했던 것과 대비된다.
파묵은 “아버지는 몇 년 전 당신이 쓰신 글과 원고, 노트 등이 담긴 검은색 가죽 여행가방을 내게 주셨다”고 말했다. 상인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젊은 시절과 노년에 여행을 하면서 글을 썼고, 사망하기 전에 그것이 담긴 가방을 아들에게 남긴 것이다. 파묵은 아버지를 많은 책을 가졌던 장서가로, “생전에 작가인 아들을 항상 지지했으며 어머니와 달리 아들의 장래에 대해 변치않는 믿음을 보여줬다”고 돌이켰다.
파묵은 강연에서 “작가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또 다른 자아와 자신이 누구인지 정체성을 확립해준 세상을 발견하기 위해 오랜 시간 끈기있게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작가의 비밀은 영감이 아니라 고집과 인내”라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차 딸과 함께 스웨덴을 방문한 파묵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0일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1,000만 크로네(137만달러)의 상금과 함께 메달, 노벨상 증서를 받는다.
스톡홀름=d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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