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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금융위기… '지뢰밭' 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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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금융위기… '지뢰밭' 널렸다"

입력
2006.12.0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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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발(發) 가계부실 우려에 환율하락까지 겹치면서 내년도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간 민간기관의 우려에 대해 "문제없다"며 낙관론을 견지해온 정부나 은행권도 위기 가능성을 내비치며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가장 위험한 금융위기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권오규 부총리가 전날 주택가격 거품붕괴로 인한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데 이어 신한은행 부속 신한FSB연구소도 8일 "국내 은행들이 내년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 악화로 부실 채권이 증가하고 은행 수익이 악화하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의 적극적인 위험관리와 여신정책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최근 "국내 금리상승과 경기하락 가능성은 주택가격 폭락을 유발해 경제 및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환율하락… 중소 수출기업 도산

금융위기가 터져 나올 지뢰밭은 크게 두 분야다. 그 동안 부동산 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상태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급격한 환율하락이 새로운 뇌관으로 등장했다.

환율하락으로 인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급격히 나빠져 중소 수출기업의 대규모 도산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상반기 조사에서 환율하락과 유가상승의 여파로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잠재적 부실 수출기업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였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업체(영업이익이 금융이자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들이 지난해 상반기 27.9%에서 올 상반기 32.6%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수출업체 비중이 30% 후반대에서 43.4%로 높아졌다.

올 상반기 환율이 940~950원 대에서 이 달 들어 910원대까지 추락한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잠재적 부실 기업들이 대규모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최근 수출보험공사 설문조사에서도 수출 기업들은 손익분기점 환율이 948.28원이며 환율이 900원대 이하로 떨어지면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금리상승ㆍ 집값하락 -> 가계부실화

또 다른 금융위기의 뇌관인 부동산 발 가계부실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급증 등으로 가계 빚은 크게 늘고 있지만, 소득은 이를 따라잡지 못해 개인 가처분 소득 대비 금융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36배에서 올 6월엔 1.41배로 높아졌다.

개인의 금융 빚이 1년간 벌어들인 소득의 1.41배에 달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이 5조6,000억원으로 2002년 10월 이후 최대 증가를 기록하는 등 가계 빚이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집값 하락은 말할 것도 없고 집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금리만 높아지면 가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95%가 변동 금리기 때문에 금리 인상분이 고스란히 이자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이자와 세금 부담을 이기지 못한 부동산 매물이 쏟아져 나와 거품 붕괴에 따른 금융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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