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승격의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내셔널리그(N리그)가 허무하게 2006년을 마감했다.
2006년 한 해를 결산하는 ‘2006 N리그 시상식’이 8일 오후 서울 타워호텔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이계호 N리그연맹회장 등 축구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빛날 것으로 기대됐던 시상식은 조용하다 못해 침울하기까지 했다. 축구인들이 수년간 공들여 왔던 N리그 우승팀의 K리그 승격이 무산된 탓이다.
2006시즌 N리그 챔피언 고양 국민은행은 이날 “내부 논의를 거친 결과 K리그에 승격하지 않고 내셔널리그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7년부터 시행을 목표로 한 ‘K리그 승격제’는 무기한 연기됐다. 한국 축구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허무하게 무산된 것. 시상식장에 참석한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전무는 “국민은행 실무진과 직접 만나 설득을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면서 “올시즌 우승팀이 K리그로 승격된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으면서 이제 와서 번복하니 답답할 따름”이라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원동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역시 “프로축구단 운영에 대해 구체적인 자문까지 구해온 국민은행측이 막판에 이렇게 입장을 바꾸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비난의 화살을 국민은행으로 돌렸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K리그 승격이 무산된 상황에서 실업축구연맹측은 아직 이렇다 할 향후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계호 연맹회장은 이날 “N리그가 한해동안 발전하게 된 것을 감사 드린다”는 형식적인 축사 외에 N리그 수장으로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아 빈축을 샀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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