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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군인 이색 '바통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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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군인 이색 '바통터치'

입력
2006.12.0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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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기 포천의 8사단 신병교육대 연병장에서는 중대장 이.취임식이라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흔히 중대장급 행사는 중대 막사 앞에서 중대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히 치러지기 마련인데 이날은 인근 부대 병사를 포함해 300여명이 연병장에 집합했다. 신병교육대장급으로 열린 이날 이ㆍ취임식은 창군 이래 처음이라는 부부 군인의 중대장 맞교대식이기 때문이다. .

신병교육대 4중대의 지휘권을 남편에게 넘기는 전임 중대장 서지영(30.여군 46기) 대위는 한 없이 눈물을 흘렸다. “정든 부대원들과 이별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고 부대에서 이렇게 환대를 해 주는 것도 감격스럽다”며 행사가 끝난 뒤에도 한 동안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신임 중대장인 남편 이정규 대위(30.3사 36기)는 “부대지휘 노하우를 잘 인계받아 아내에게 뒤지지 않는 지휘관으로 4중대의 전통을 이어 가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ㆍ취임식에는 서 대위가 중대장으로 근무한 1년 8개월 동안 4중대를 거쳐간 훈련병들의 가족 20여명도 참석했다. 부대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자대 배치 이후에도 연락을 주고 받는다는 가족들은 훈련병들을 살뜰히 보살펴준 서 대위와의 작별을 아쉬워했다.

올해 7월 아들이 4중대를 거쳐갔다는 김정이(필명 병무엄마)씨는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이 있듯 새로운 중대장님도 전임 이상으로 훈련병들을 잘 보살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 중대장은 신교대와의 인연이 각별하다. 동갑내기인 둘은 장교로 임관한 뒤 2002년 초임지인 강원 화천의 1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소대장으로 처음 만났고 그 인연으로 2004년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신혼의 단꿈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해 4월 이 대위는 전북의 모부대로, 서 대위는 8사단으로 각기 중대장 발령이 나면서 떨어져야 했다. 부부가 다시 합칠 수 있었던 것은 ‘부부 군인 보직조정’ 덕분이다. 육군은 부부 군인들을 위해 3년에 한번씩은 같은 지역 부대에 근무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있다. 서 대위는 신교대 인근부대의 군수장교로 보직을 받았다.

중대 지휘권을 넘겨받은 남편 이 대위도 신교대 근무가 낯설지는 않지만 부담이 적지 않다. “섬세한 여성의 손길로 꼼꼼하게 관심병사의 신상을 기록하고 중대를 관리해온 전임의 노하우를 하루아침에 터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전임자인 서 대위는 사소한 부대관리 자료까지 인계해 주며 후임자를 격려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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