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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순결한 할리우드

입력
2006.12.0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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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스미스 지음ㆍ조동섭 옮김 / 미디어2.0 발행ㆍ272쪽ㆍ9,000원

영화학교를 4개월만에 때려치운 케빈 스미스(36) 감독은 1994년 편의점 아르바이트 경험이 녹아 든 첫 영화 <점원들> 을 만든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으로 마련한 제작비는 단돈 2만7,000달러(약 2,400만원). 그러나 미국 내 흥행성적은 제작비의 116배에 해당하는 315만 달러(약 28억6,000만원)에 이르렀다.

미국 독립영화계의 스타로 꼽히는 스미스 감독의 놀라운 이력은 그 뒤에도 이어졌다. 97년 25만 달러(약 2억2,700만원)를 들여 만든 <체이싱 아미> 는 1,200만 달러(약 109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촌철살인의 대사와 미국 하위문화를 관통하는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이 관객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다.

<순결한 할리우드> 는 이 입심 좋기로 소문난 스미스 감독이 <아레나> <디테일스> 등 미국 잡지에 기고한 칼럼들을 묶었다. 책은 솔직함을 넘어서 무례하다 싶을 정도의 속사포 유머를 쏟아낸다. 스미스 감독의 영화와 큰 차이가 없다.

그는 “지랄 맞게 똑똑한 척한다. 게다가 구역질 날 정도로 겸손한 척한다”는 이유로 여배우 리즈 위더스푼에게 ‘왕재수’라는 호칭을 스스럼 없이 붙인다.

자신을 위해 집을 싸게 넘겨줄 정도로 우정이 두터운 벤 애플렉과의 솔직 담백한 대화들을 옮겨 놓기도 하며, 찰리 쉰 등 배우 캐스팅 과정의 비화도 공개한다. 톰 크루즈와의 ‘종횡무진’ 인터뷰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비주류 감독이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할리우드의 풍속도가 흥미롭다. 욕설을 비롯한 비속어와 성기를 지칭하는 불경스러운 단어를 사용하며 ‘인디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원제는 이다. 사일런트 밥은 스미스 감독 영화에 빠짐없이 나오는 극중 인물. 항상 침묵을 지키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충고를 던지는 역할로, 스미스 감독이 연기한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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