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고교 강북학생 비율 11% 그쳐중부학군은 1단계 정원 60%로 안하면 정원 미달
동국대 박부권 교수 연구팀이 7월 서울 지역 중3 학생 10만2,5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의 배정(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흥미로운 점 두 가지가 눈에 띈다. 강남 학군에 지원자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고, 중부 학군의 경우 1단계 정원을 60%로 하지 않으면 정원 충원이 힘들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다.
조사 결과 강남학군 고교 정원의 30%를 타 학군 중3에 개방한다고 가정해도 전체 강남학군에 추첨 배정되는 학생 중 타 학군 지원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남녀 각각 10.9%(821명), 11.1%(713명)였다. 연구팀은 “강남학군 중3이 강남학군 고교에 전부 지원하더라도 남자 1,163명, 여자 874명이 정원에 미달하므로 이 정도의 집중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의 집중 현상이 높을 것으로 예상해 마련했던 제3안과 제4안이 결정적으로 탈락한 이유였다. 제3안은 통합학군 내 고교를 1, 2, 3지망 후, 제4안은 일반학군 1, 2지망ㆍ통합학군 1, 2지망 후 추첨 배정하는 방식으로 자기 거주지에서 멀리 벗어난 학교는 사실상 지원할 수 없도록 한 안이다.
또 하나는 선복수지원 대상 학교가 몰려 있는 중부학군의 경우 다른 일반 학군과 배정 비율을 다르게 했다는 점이다. 타 일반학군은 1단계 30%-2단계 40%-3단계 30%로 지원자 배정 비율을 조정하고 있지만, 중부학군은 1단계에서 정원의 60%, 2단계에서 나머지 40%를 뽑는다. 다른 일반학군보다 문을 더 열어 놓은 이유는 이 지역에 부족한 학생 수를 채우기 위해서다.
중부학군에 해당하는 서울시청 반경 5㎞ 내 37개 고교는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정원 미달 현상이 발생할 소지가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중부학군 정원 개방률을 70%로 조정하자 중부학군 거주 중3 여학생들이 타 지역 고교로 ‘밀려가는’ 현상이 나타났고, 50%로 했더니 남자 정원이 약 1,000명 미달하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중부학군 ‘1단계 배정율 60%’는 이런 ‘시행착오’ 끝에 확정됐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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