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마 사고 사례
수 억원을 호가하는 말과 영국신사를 연상케 하는 근사한 복장, 장애물을 사뿐히 넘는 우아한 동작까지. 승마가 귀족 스포츠로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한번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지기 일쑤다. 기수가 말에서 떨어지면 곧바로 머리나 목을 다치기 십상인 데다 무게 500㎏이 넘는 말에 깔릴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인 크리스토퍼 리브는 지난 95년 말에서 떨어져 목을 다치는 바람에 식물인간이 되고 말았다. 결국 리브는 휠체어에 의지한 삶을 살다 2004년 10월 52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호주의 대표적인 승마 명문인 올리버가(家)의 아버지 레이 올리버와 아들 제이슨 올리버는 승마경기 도중 말의 앞다리가 구부러져 그대로 땅바닥에 추락,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와 형은 말을 타다가 비명횡사 했지만 대미언 올리버는 지금까지도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며 호주의 대표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승마 선수로 올림픽에도 참가한 앤 공주를 어머니로 둔 영국 왕실의 자라 필립스도 절친한 친구를 승마사고로 떠나 보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8월 필립스의 친구는 승마 경기 중 낙마한 뒤 머리를 말발굽에 채이는 바람에 즉사했다.
학창 시절 마장마술과 장애물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였던 삼성전자의 이재용 상무도 불의의 부상으로 승마선수의 꿈을 접었다. 이 상무는 대학 때 장애물 시설경기 도중 말에서 떨어져 허리를 크게 다쳤다. 대부분의 승마 사고는 고속 질주하다 기수가 말에서 떨어진 뒤 지면과 맞닿으면서 뼈 골절상을 입거나 전신마비에 의한 합병증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김형칠 선수처럼 말에 짓눌려 두개골 골절로 사망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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