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은 여러 경로를 통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쳐 다른 지표 같이 한 쪽 방향으로 해석할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에서 900원으로 하락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수출만을 보면 원화 평가절상으로 기업의 대외경쟁력이 약화되어 주가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원자재를 도입할 때 돈이 덜 들어가 기업의 비용이 감소하고, 수입 물가도 하락해 국내 금리가 떨어지는 등 반대의 영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 환차익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대부분 기업은 외화 자산보다 외화 부채를 많이 갖고 있다. 따라서 환율 하락기에는 환차익이 발생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로 원ㆍ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때 경상이익률이 3%포인트 가량 하락한다고 한다.
경상이익률의 변화에 직접적이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출 관련 매출 감소이다. 환율이 하락하면 제조업 전체 매출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수출 관련 매출이 줄어드는데, 이 효과가 수입 중간재 도입 비용의 감소 등 매출원가 개선보다 이익에 3배 이상 영향을 미친다.
외화자산 및 외화부채의 존재로 인해 지급이자 감소 및 외화부채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만, 그 크기는 경상이익률 하락을 소폭 개선하는 정도에 그친다.
업종별로 원ㆍ달러 환율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운수장비와 전자다. 이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때 경상이익률이 각각 5.8%포인트와 4.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철강은 하락 폭이 1.3%포인트에 불과하고, 정유와 음식료는 도리어 경상이익률이 각각 2.4%포인트와 0.5%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환율 절상 시 정유업의 이익이 증가하는 것은 제품 제조원가 구성상 원재료의 비중이 높고, 수입원재료 투입 비중이 86%에 달해 환율이 하락할 경우 원가 절감 효과가 수출 감소 효과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전력산업, 항공 관련 업종도 환율변화에 민감하다. 두 업종 모두 발전소나 항공기처럼 대규모 장비 도입을 외화 차입에 의존하고 있고, 주요 원재료인 유연탄과 항공유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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