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소비패턴은 이미 국민소득 2만, 아니 3만달러 시대에 사는 듯하다.
이마트가 올 1월부터 11월말까지 소비자 구매상품 2,145품목에 대한 신장 폭을 조사 분석한 '2006 소비트렌드'자료에 따르면 LCD TV의 매출은 전년대비 무려 1,011.5배나 증가했으며, 프리미엄 양문형 냉장고(103%), PDP TV(73.3%), 멀티형 에어컨(28.4%) 등 고가 가전제품들이 대부분 폭발적 신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운관 TV가 대세였던 과거와는 달리, 디지털TV의 매출세가 두드러진 것은 제품의 실속보다는 고급스러움이나 디자인 등 가치형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음식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웰빙형 상품으로 분류되는 레드와인과 올리비유의 매출이 각각 21.5%, 19.6%씩 증가했고, 카카오 성분이 많은 다크 초콜릿이 고급간식으로 자리잡으면서 전년대비 15.3%나 성장했다.
비교적 서민형 수입과일인 바나나역시 당도가 높다고 알려진 고랭지바나나의 매출신장률이 14.7%로, 일반바나나 5.7%에 비해 훨씬 높았다.
반면 슬림형 에어컨(-48.3%), 브라운관 TV(-38.7%), 데스크탑 컴퓨터(-18.5%), 보급형 디지털카메라(-17.2%) 등은 매출 하락 10위권을 형성했다. 이들 제품은 한때 저렴한 가격과 실속을 앞세워 대중적인 지지를 얻었으나 고급화한 소비자의 성향에 밀린 것이다.
이마트 마케팅팀 이갑수 상무는 "고급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통해 고급스러운 생활 수준을 향유하고픈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며 "소득 감소나 심리적인 불경기와 상관없이 소비성향은 선진국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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