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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프리가 만난 사람 -노숙여성 위한 콘서트 여는 열린여성센터 김미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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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프리가 만난 사람 -노숙여성 위한 콘서트 여는 열린여성센터 김미진 소장

입력
2006.12.0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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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을 우리 사회의 위협적 존재로 보는 시각이 문제입니다. 실상은 그들이야 말로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돼있는 사회적 약자예요.”

여성 노숙인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고 있는 열린여성센터 김진미 소장은 성큼 다가온 추위에도 마음은 후끈하다고 말한다. 열린여성센터의 쉼터 지원을 위해 2004년 11월부터 문화예술인들의 자발적 참여로 한달에 한번씩 열린 연속콘서트 <쉼표를 위한 에튀드> 가 이달 19일로 33회째를 맞는다.

워낙 1억원을 기금마련을 위해 시작된 콘서트는 노영심 최백호 소마트리오 배한성 등 유명 예술문화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만 이루어졌고 현재까지 8,000만원의 기금이 적립됐다. 내년에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55만원을 내는 현재의 용산구 소계동 집을 떠나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여성노숙인들을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거리의 삶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열악하리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굶주림이나 위생문제는 물론이고,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있어 성폭력을 포함한 각종 폭력에 시달리죠. 그들이 보호받고 재활할 수 있도록 도와야하는 데 현실은 소수라는 이유로 오히려 남성 노숙자보다도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 열악합니다.”

현재 서울에 있는 노숙인의 숫자는 2006년 5월말 통계기준으로 3,185명이며 이중 10% 내외가 여성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남성 대비 여성 노숙인 비율이 5%에 불과했지만 열린여성센터가 생긴 2004년에는 14%로 증가했다. 여성노숙인 비율이 늘어난 것은 남성의 경우 경기가 좋아지면 건설부문 일용근로자 등으로 일정부분 흡수되는 데 비해 여성의 노숙은 정신질환이나 가정폭력으로 인한 가정해체 등에서 비롯된 것이 많아 경기를 타지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 노숙인은 소수라는 이유로 응급 구조 시스템이 전무하다. 갑작스런 추위나 폭력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위한 응급상담보호센터는 현재 서울시내 4곳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전부 남성용이다. 한밤중에 또 정신질환 등으로 떠도는 여성들을 받아주는 쉼터도 거의 없다. 열린여성센터가 그나마 정신질환을 앓는 여성노숙자를 중심적으로 수용하고있지만 입소가능인원은 30명에 불과하다.

“거리에서 노숙해도 최소한의 보호는 받아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예요. 그건 우리사회가 노숙인 문제를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하기 보다 실업문제나 개인적 결함의 문제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김 소장은 “사회복지사업 차원에서 가장 우선 순위가 아동, 그 다음이 노인문제라면 노숙여성은 그중에서도 최하위일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사회에서 노숙인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계기가 IMF외환위기였다는 것도 일조했다. 갑작스런 경기침체와 그로 인한 실업문제만 해결되면 노숙은 자연히 사라질 것이라는 편견이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지난해에야 겨우 사회복지사업법 내에 노숙인 시설관련 항목이 생긴 것이 이를 반증한다.

“실제로는 노숙은 사회구조적 문제가 축적되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 개인적 취약성으로 발현되는 형태라고 봐야해요. 노숙인들을 실제 만나보면 대부분이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제대로 공부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고, 잘 먹지 못했으니까 자연히 건강도 나쁘고, 그러다보니 사회적으로는 열등생처럼 되어버린 경우예요. 노숙자 평균연령이 47세인데 그중 50%가 결혼을 못했고, 결혼한 사람도 70%는 가족해체를 겪었습니다. 사회적 성취동기가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죠.”

김 소장은 우리 사회가 노숙인들을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단순히 쉼터를 제공하고 일자리를 알아봐준다고 해서 그들이 단 몇 개월 사이에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노숙인들을 놀고먹으려는 족속처럼 생각하는 것이 가장 나쁜 편견입니다. 노숙인들은 평생에 걸쳐 인생의 허기에 지친 사람들이고 독립적으로 살아갈 의욕을 잃은 사람들이거든요. 그들이 스스로 설 수 있을 때까지 꾸준히 버팀목이 되어주고 기다려주는 안정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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