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는 7일 ‘외환은행 매각 자체가 불법’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론스타 경영진에 대해서는 끝내 형사처벌하지 못했다. 처벌할 규정이 마땅치 않았고 핵심 수사 대상자가 검찰의 소환에 불응해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 마이클 톰슨 이사에 대해서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유회원 론스타코리아어드바이저 대표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4차례나 청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외환은행 헐값매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 때문이었다. 결국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을 비롯한 본사 경영진 등 불법적으로 외환은행을 사들인 장본인은 법망을 피해나간 셈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일부 경영진이 외환카드 주가 조작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관련해서 론스타 경영진이 직접 관여했다는 직접적인 단서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해 이들이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됐음을 밝혔다.
검찰은 론스타 경영진이 외환은행 매입을 위해 하종선 변호사나 김모 살로먼스미스바니 대표 등을 로비스트로 고용, 변 전 국장 등에게 로비를 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실만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 하 변호사는 론스타로부터 105만달러를 받아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됐지만 알선수재 혐의의 경우 청탁과 함께 돈을 준 사람은 처벌하지 못한다. 검찰은 론스타 경영진에 대해 뇌물 공여 공범 등으로 처벌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법리상 불가능한 것으로 최종 판단을 내렸다.
스티븐 리 전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가 수사 초기 미국으로 출국, 검찰 조사에 불응하고 있어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 됐다. 스티븐 리는 국내에서 론스타의 이익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인물이다. 검찰은 스티븐 리를 외환은행 불법 매각, 수익률 조작 등 각종 의혹의 핵심인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스티븐 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미국에 범죄인 인도청구를 했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론스타 경영진에 대한 처벌 여부는 스티븐 리에 대한 조사 여부에 달려있다. 검찰도 스티븐 리를 기소중지해 처벌 가능성을 열어뒀다. 검찰은 중수부에 특별전담팀을 별도로 편성해 미진한 부분을 계속 수사해 나갈 방침이다.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마이클 톰슨 등 핵심관계자를 조사하지 못한 상태라 다른 로비 의혹 등이 없다고 배제할 수 없다”며 “특별전담팀이 그런 의혹을 충분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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