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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왜곡 벗고 부처의 원음 듣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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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왜곡 벗고 부처의 원음 듣노라

입력
2006.12.0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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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전부를 부처님이 쓰던 팔리어(고대 인도 언어) 원전에서 바로 옮긴 한글본으로 7년간 읽고 공부하는 ‘신행 결사’(信行 結社)가 7일 시작됐다. 불교교육단체 동산반야회는 ‘한글 니까야 독송회’를 결성, 이날 저녁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동산불교회관 법당에서 니까야를 설명하는 첫 자리를 가졌다. 2013년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에 만나 ‘니까야’(가르침을 모아놓았다는 뜻의 팔리어)를 읽어가는 이 모임은 12월 한 달은 니까야에 대해 설명하고, 새해부터 본격적인 읽기에 들어간다.

한문 경전에서 ‘아함경’이라고 불리는 니까야는 부처님 생존 당시의 생생한 육성 법문을 모아 팔리어로 기록한 것으로, 팔만대장경의 근본 경전이다. 이번 독송회는 중국에서 들어온 한문 경전에 의존해온 한국 불교의 오랜 전통과 달리 팔리어 직역본을 읽음으로써, 중역 과정에서 일어난 오류나 왜곡을 벗기고 부처의 원음을 만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부처의 맨 얼굴을 보고 육성을 듣는 자리인 것이다. 한문 경전은 아무래도 초기 불교의 원형에 충실하기보다는 중국적 세계관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동산반야회의 김재일 지도법사는 “니까야는 마치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이야기하듯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편안한 대화체로 쉽게 씌여 있어 니까야를 읽으면 불경은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게 될 것”이라며 “이번 독송회가 중국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에 잘못 전해진 불교를 바로잡고, 많은 사람들이 부처의 가르침을 접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굳이 ‘결사’라는 표현을 쓴 것은 긴 시간 동안 진행되는 일인 만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자는 뜻에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니까야는 길이에 따라 디까니까야, 맛지마니까야, 쌍윳따니까야, 앙굿따라니까야, 굿다까니까야의 5부로 되어있고, 팔리어 원전의 한글 번역은 전체의 70~80%가 이뤄진 상태다. 유럽은 이미 120년 전에, 일본은 60년 전에 시작해서 마친 일인데, 국내에서는 유럽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불교학자 전재성씨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에 걸쳐 쌍윳따니까야를 완간(11권)한 것이 처음이다. 현재 전씨가 대표인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스님들이 주축이 된 초기불전연구원이 중심이 되어 원전을 번역 중이다. 한글 니까야 독송회를 마칠 때 쯤이면 전체 번역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쌍윳따니까야와 맛지마니까야를 완역한 데 이어 앙굿따라니까야를 번역 중인 전씨는 “팔리어 원전 번역은 진작에 이뤄졌어야 할 일”이라며 “이를 위한 종단 차원의 지원이 아쉽다”고 말한다.

독송회는 전씨가 번역한 쌍윳따니까야로 시작한다. 실제 이 책을 보면 옛날이야기를 읽는듯 쉽고 재미있다. 이것만 다 읽는 데도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12월 한달 간의 설명회는 전씨와 동국대 역경원 이미령 교수가 진행하고, 1월부터는 이 교수가 모임을 이끈다. 70분은 경전을 소리 내어 읽고 20분은 설명과 문답으로 한다. 이 모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동산반야회는 참가자 숫자가 50~100명쯤 될 것으로 예상한다. 동산반야회로 찾아오지 않더라도 전국 각 지역에서 5명 이상으로 신행 결사를 구성하면, 교재를 제공하고 정기적으로 지도해줄 방침이다. (02)732-1206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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