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중학생들의 고등학교 선택권을 늘리는 방안을 내놓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마땅한 조치라고 본다. 좋게 평가하는 이유는 수요자인 학생의 당연한 권리인 학교 선택권을 확대했고, 이에 따라 학교마다 좀 더 많은 학생의 지원을 받으려고 노력함으로써 교육의 질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거주지역이 교육 여건이 좋지 않고, 그래서 여건이 좋지 않은 학교에 다녔고, 그래서 좋은 대학에 가지 못했다고 하는 원천적 불균등 문제를 형식적으로나마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평가하고자 한다.
1974년 고교 평준화 이후 속칭 ‘뺑뺑이’라고 하는 학군제는 무작위 배정을 함으로써 학교 간 격차를 줄이고 대학 입시 위주의 과열 교육을 바로잡는 데 상당 부분 기여했다. 그러나 3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우리는 시교육청의 이번 조치가 그러한 변화된 여건을 고려해 조정하려는 노력이라고 본다.
두 차례에 걸쳐 원하는 학교 2곳씩을 지망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강북 학생들의 강남 편중 지원이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지만 시뮬레이션 결과 학교 지원은 역시 집에서 가까운 곳을 위주로 하는 성향을 보였다니 크게 문제될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 학교는 결국 문을 닫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하는데 총원은 결국 강제배정이기 때문에 기우라고 본다.
교육청은 학부모와 교사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2월까지 최종안을 확정하고 현재의 초등학교 6학년생이 고교에 들어가는 2010학년도부터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머리로 설계한 제도가 아무리 좋아 보여도 시행을 해보면 여러 부작용이 야기되는 경험을 상기할 때 의견 수렴과정에서 최대한 부작용이나 문제점을 없애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겠다. 일각에서는 학생 지원이 많은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간에 서열화가 우려된다고 하나 그런 서열화는 모든 학교의 질적 향상을 위해 오히려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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