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물이 흐르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6일 화성탐사선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Mars Global Surveyer)’가 최근까지 화성에 물이 흘렀으며 지금도 흐르고 있을 지 모른다는 명백한 증거를 보여주는 사진을 보내왔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화성에 생물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일지 모른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 화성에 수천~수만년 전 물이 존재했다는 것과 화성의 북극 근처에서 얼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은 있었지만 지금 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는 처음이다. 이 연구는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된다.
이 탐사선이 지난해 9월 화성의 센타우리 몬테스 지역 분화구에서 찍어 보낸 사진에는 1999년 8월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에서 보이지 않던 물 흔적이 분명히 나와 있다.
테라 시레눔 협곡에서 찍은 사진에는 2001~2005년 물이 흘러 협곡에 변화가 생긴 것이 확인됐다. 과학자들은 지하수가 간헐적으로 지표면으로 올라와 흐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탐사선 카메라를 조종하는 ‘말린 우주과학 시스템스’의 케네스 에제트 연구원은 “화성 표면의 흔적은 산(酸)을 함유한 물이거나 소금물, 침전물이 섞인 물, 진흙탕일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물이 함유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 흔적 하나의 분량은 수영장 5~10개분의 분량”으로 추정했다.
마이클 멀린 NASA 분석팀장도 “사진에 나타난 흔적은 물이 남긴 침전물이며, 대기압이 작아 물이 곧 말라 버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은 지구처럼 태양이라는 열원(熱源)을 갖고 있어 물의 존재가 확인된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추게 된다.
콜로라도대 천문학과 브루스 자코스키 교수는 “화성에 생명체가 있었거나 있으리라고 믿을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사진에 나타난 흔적이 반드시 물에 의한 것이 아닐 수도 있으며 모래나 먼지도 액체처럼 흘러 비슷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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