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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욕망의 낙원 '보라보라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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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욕망의 낙원 '보라보라섬'

입력
2006.12.07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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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파라다이스를 꿈꾸는가? 그럼 ‘보라보라(Bora Bora)’를 욕망하라.

타히티로 대표되는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한 섬인 보라보라. 남태평양이 피워낸 찬란한 꽃이고, 순정한 공기가 빚어낸 눈부신 보석이다.

타히티 섬 파페에테의 파(Faaa)공항에서 76인승 제트프롭기를 타고 날아가길 50분. 마침내 눈 아래 펼쳐진 보라보라 섬은 꿈에서도 그려낼 수 없는, 경이로운 풍경이다. 짙은 쪽빛의 바다 한복판에 산호띠인 리프(Reef)가 커다란 원을 이뤘고, 그 안의 연둣빛 바다 한가운데에 뾰족한 봉우리의 화산섬이 우뚝 솟았다.

2차대전 때 화와이 진주만을 공격당한 미국은 보라보라에 보급 기지와 활주로를 만들었다. 당시 미군이 주둔할 때 해군장교로 왔던 제임스 미케너는 하늘에서 바라본 보라보라를 ‘남태평양의 진주’라고 <남태평양 이야기> 에 적고 있다. 그의 표현대로 섬은 진주를 품은 조개가 입을 잔뜩 벌리고 있는 형상이다.

미국이나 유럽인들이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손꼽는 보라보라. 이 섬은 파라다이스의 또 다른 이름이다. 열락의 땅, 황홀경의 바다는 달콤한 꿈을 꾸는 전세계의 신혼여행객들을 불러들이고, 할리우드 톱스타들을 유혹한다. 보라보라는 영화 속 은행강도나 지능적인 사기꾼들이 한탕 이후 꿈꾸는 이상향으로 자주 등장하곤 한다.

세계 유명 리조트 체인들은 이 지상낙원에 앞다퉈 들어와 최고급 시설을 갖추고 자존심을 건 경쟁을 하고 있다. 타히티인들의 어깻죽지에 새겨진 타투(Tattooㆍ문신)처럼 옥색의 바다 위에 기하학적 무늬를 그리고 늘어선 수상 방갈로들이 바로 꿈을 현실화하는 공간들이다.

하룻밤 숙박에 미화 700불 이상을 당당히 요구하는 이 리조트들은 변덕스런 욕망들을 잠재울 기발한 서비스로 무장하고 있다. 수상방갈로 바닥이 유리로 되었거나, 꽃으로 한껏 장식된 아침식사가 카누에 태워져 테라스로 배달돼 온다. 꿈의 절경에 더해진 환상의 서비스. 보라보라는 욕망의 섬이고, 욕망할 만한 낙원이다.

보라보라(프렌치 폴리네시아)=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고갱이 찾은 타이티의 '망각의 섬'… 그리고 잊지 못할 해변의 추억

‘열광적인 기대감 속에서 보낸 63일간의 항해 끝에, 6월8일 밤 나는 바다 위에서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이상한 불꽃들을 보았다. 거무스름한 하늘에서는 들쭉날쭉한 톱니 모양을 한 검은 원뿔의 형체가 내려오고 있었다. 배가 모레아를 돌자 눈 앞에 타히티가 나타났다.’ (고갱의 타히티 기행 <노아 노아> 에서)

타히티 하면 떠오르는 얼굴, 폴 고갱(Paul Gauguin)이다. 산업문명으로 ‘썩은’ 서양을 하루 빨리 떠나고 싶어했던 그는 새로운 영감을 위해 남태평양으로 먼 여정을 나섰다. 그는 타히티에서 오래 전에 망각된 종교와 전통, 장대한 원시 신화를 발견하고 싶어했다.

타히티 섬은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중심으로 가장 큰 섬이다. 타히티 누이(Nuiㆍ크다)와 타히티 이티(Itiㆍ작다) 2개 섬이 화산폭발로 붙어서 생긴 표주박 모양의 섬이다.

고갱은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타히티의 파페에테에 도착해서는 이렇게 읊조린다. “그곳은 내가 떨쳐버렸다고 생각한 유럽이었다. 식민지 풍의 경박한 분위기, 유럽의 습관, 유행, 악덕이 있는 곳이다”라고. 타히티를 막연히 원시가 살아 꿈틀대는 세상으로만 상상했다면 고갱처럼 금세 후회하게 될 것이다. 고갱이 타히티에 발을 디딘 게 1891년, 그 이후로도 115년이 더 흘렀으니 이제 타히티는 성숙한 문명의 땅이다. 도로, 전기 등 기반시설을 잘 갖춘 하와이의 오아후나 마우이 섬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타히티에서 가장 큰 도시인 파페에테 항구는 정박한 고급 요트들로 가득하고 언덕의 주택단지는 유럽의 한 마을을 보는 듯하다. 파페에테의 바다가 보이는 곳은 모두가 최고의 일몰 포인트다. 바다 건너 고갱이 ‘들쭉날쭉한 뾰족 봉우리가 고성(古城)같다’고 한 모레아 섬으로 태양이 저물며, 맑디 맑은 하늘을 습자지 삼아 핏빛 노을을 퍼뜨린다.

파페에테 다운타운에서 둘러볼 곳은 마르쉐라 부르는 중앙시장이다. 망고, 파파야 등 열대과일과 주변에서 갓 잡아온 생선들로 화려한 색감을 뿜어내는 곳이다. 해안가 바이에테 광장에 저녁이 깃들면 룰로트(Roulottes)라 부르는 포장마차들이 여러 대 늘어서 밤 늦도록 불을 밝힌다. 피자, 일식, 중식 등 포장마차마다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물가가 엄청 비싼 타히티에서 그나마 저렴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모든 포장마차에서 맥주 등 술은 전혀 팔지 않는다.

타히티 이티 쪽에 있는 고갱박물관은 그나마 고갱의 체취를 맡을 수 있는 곳. 진품은 단 3점 뿐이지만 나머지 복사본에서도 그가 느낀 타히티를 들여다 볼 수있다. 바닷가와 어울린 주변 풍경이 아늑하다.

서핑의 원조답게 타히티 섬 주위는 세계적인 서핑 명소다. 해안 도로를 타고 섬을 일주하다 보면 곳곳에서 파도에 맞서 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다.

프렌치 폴리네시아에서 보라보라 다음으로 아름답다고 꼽는 섬은 모레아(Moorea)다. 타히티 파페에테에서 페리로 30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다. 타히티 섬이 화산폭발로 생긴 검은 모래의 해안이라면 모레아는 눈부신 하얀 모래와 산호초가 에메랄드 빛을 뿜는 매혹적인 해안을 갖고있다. 모레아는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이 주연한 영화 <러브 어페어> 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섬은 기괴한 모습의 산자락으로 남성적인 분위기다. 역삼각형 모양의 섬 북쪽 해안에는 두개의 길쭉한 만이 섬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오른쪽이 쿡스 베이(Cook’s Bay), 왼쪽이 오푸노후 베이(Opunohu Bay). 오푸노후 계곡의 벨베데레 전망대에 올라서면 로투이 산 양쪽으로 오푸노후 베이와 쿡스 베이가 시원하게 펼쳐진 광경을 만끽할 수 있다. 전망대 아래에는 모레아 원시 신전인 마래(Marae)가 있다.

타히티? 프렌치 폴리네시아?

타히티의 공식 이름은 프렌치 폴리네시아다. '많은 섬들'이란 뜻의 폴리네시아는 뉴질랜드와 하와이, 칠레를 삼각점 삼아 그 사이 태평양에 흩뿌려져 있는 섬들을 총괄해 부르는 말이다. 이 중에서 타히티, 모레아, 보라보라 등 프랑스령인 118개의 섬이 프렌치 폴리네시아다.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가장 멀리 떨어진 섬과 섬 사이 거리는 2,000km에 달하고, 바다를 포함한 전체 면적은 서유럽의 크기에 맞먹는다.

118개의 섬은 5개의 제도로 나눌 수 있다. 타히티, 모레아 등이 속한 소시에테 제도, 동쪽의 투아모투 제도, 북동쪽의 마르케스 제도, 남동쪽의 감비에 제도, 남쪽의 오스트랄 제도 등이다.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중심은 타히티 섬이다. 프렌치 폴리네시아에서 가장 큰 섬으로 전체 인구(약 23만명)의 69%가 이 섬에 살고, 그 중 75%가 중심도시인 파페에테와 그 근교에 거주하고 있다.

타히티ㆍ모레아(프렌치 폴리네시아)=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보라보라 물속은 또 다른 우주

지구상의 가장 매혹적인 바다로 많은 이들이 타히티와 몰디브를 꼽는다. 타히티의 바다 풍경이 몰디브와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삐죽 하늘로 치솟은 산을 지니고 있다는 것. 물빛은 비슷하다 할 수 있지만 풍경의 완성도에선 바다와 산을 함께 지닌 타히티가 한 수 위다.

보라보라 섬의 한복판에 우뚝 솟은 오테마누산(727m)은 언제나 구름 한자락을 걸치고 있다. 하늘 다른 쪽의 구름은 바람에 휩쓸려 빨리도 흘러가는데 봉우리를 감싼 구름만은 좀체 움직이질 않는다.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연인들 마냥 산봉우리와 구름은 그렇게 깊은 사랑을 나누고 있다.

창공에서 내려다 본 보라보라 풍경만이 파라다이스는 아니다. 크리스탈 블루 빛의 바다 속에도 또 다른 낙원이 숨어있다.

보라보라 라군 리조트의 수상방갈로에서 나른한 아침을 맞았다. 테라스 비치의자에 누워 책을 뒤적이는데 바로 앞 바닷물에서 커다란 물체가 수면 위에 둥실 떠있다. 자세히 보니 바닷거북 뒷발과 등짝이다. 한참을 가만히 떠있길래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첨벙첨벙 다가가니 그제서야 빠르게 물속으로 달아났다. 방갈로 아래의 낮고 맑은 바다는 눈부신 열대어뿐 아니라 바닷거북까지도 노니는 물속의 낙원이다.

오전 9시 리조트에서 내준 보트를 타고 라군투어에 나섰다. 보라보라 섬을 한바퀴 돌며 스노클링과 피크닉 등을 즐기는 일정이다. 옥색의 바다를 가로질러 보트가 도착한 곳은 가슴 높이 수심의 조용한 바다. 물속에는 책상만한 넓이의 가오리 10여 마리가 휘젓고 다닌다. 가이드가 생선토막을 풀어넣자 물속에서는 가오리가, 물 밖에선 물새들이 떼로 몰려든다. 생선 한토막을 손에 들고 물속에 서있으니 가오리 한 마리가 냉큼 달려와 소름 끼치도록 미끄러운 거죽으로 팔을 휘감아 스치더니 먹이를 낚아채간다. 다른 조그만 열대어와 팔뚝만한 상어 새끼들도 몰려들어 물속은 갑작스러운 혼란에 빠져든다.

가오리, 상어와 함께 한 스노클링을 마치고 또 한참을 달려간 곳은 마티라 곶 인근의 코랄가든이다. 물빛이 유독 고와 인근에 리조트들이 밀집해 있다. 스노클링 장비를 갖추고 풍덩 뛰어들어 머리를 담그니 물속은 또 다른 우주다. 보라보라의 거침없는 햇볕은 바닷물을 프리즘 삼아 새하얀 바닥 위로 홀로그램을 그려넣고 있다. 몽환이다.

눈 앞을 휙하고 지나가는 열대어를 좇아 조금 나아가니 하얗던 바닥이 깊어지며 울긋불긋한 산호가 거대한 밭을 이뤘다. 산호만큼이나 요란한 빛의 열대어들이 물 반 고기 반 산호밭을 메우고 유영하고 있다. 산호와 열대어가 빚어내는 색의 잔치에 기가 질려, 입은 저절로 벌어지고 짠물 한 모금 꿀꺽 삼키고 나서야 몽환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점심식사는 외딴 작은 섬인 모투(Motu)에서의 바비큐 파티다. 섬에는 우리 일행뿐. 야자 잎을 접어 만든 접시에 맛난 음식을 담아, 야자수 그늘 아래서 오붓한 식사를 즐긴다. 천상의 풍경에 배까지 부르니, 여기가 파라다이스다.

보라보라에서의 눈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헬기투어에 투자하자. 15분 짧은 시간에 1인당 17만원 가량의 돈이 들어가지만 그 감동 만큼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보라보라=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타히티의 아이콘 서핑, 흑진주, 타투

남태평양의 눈부신 태양과 바다는 서핑과 흑진주, 타투(Tatooㆍ문신)를 프렌치 폴리네시아에 선물했다.

타히티섬 인근은 서핑이 기원한 곳으로 매년 세계적인 서핑대회가 열린다. 섬 곳곳에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치지만 특히 타히티 이티의 테아후푸가 가장 유명하다. 4~10월이 서핑을 즐기기에는 최적이다.

흑진주는 프렌치 폴리네시아 경제에 있어 관광 다음으로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프렌치 폴리네시아는 세계적인 흑진주 산지. 투아모투의 랑기로아에 진주 양식장이 많다. 파페에테나 일반 관광지 등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장에서는 바가지를 쓰기 쉽다. 되레 한국에서 더 싸고 더 좋은 품질의 타히티산 흑진주를 구입할 수 있다고도 한다.

길이나 해변에서 만나는 현지인들의 팔과 등에는 대부분 큼직한 타투가 새겨져 있다. 폴리네시안에게 있어 타투는 정체성의 상징이었다. 부족마다 독특한 문신 모양을 가지고 있었다. 투마모투는 단순하면서 기하학적인 모양을 선호했고, 마르케스의 타투는 복잡하고 정교했다. 마르케스에서는 성인식때 용맹의 상징으로 타투를 새겨주었다.

여행수첩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기후는 연평균 25도로 일년 내내 따뜻하다. 11~3월은 우기, 4~10월은 건기다. 언어는 타히티어와 프랑스어가 공용어. 호텔이나 슈퍼마켓 등에서는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

통화 단위는 프렌치 퍼시픽 프랑(XPF). 미화 1 달러에 약 92XPF. 쉽게 계산하면 100XPF가 1,000원 꼴이다.

국제공항은 타히티섬에 있다. 한국에서 타히티까지 직항 노선은 없다. 일본의 도쿄나 오사카에서 에어 타히티 누이(Air Tahiti Nui) 항공편으로 환승해야 한다. 일본에서 타히티까지 비행시간은 약 11시간 30분 정도 소요. 에어 타히티 누이 서울 사무소 (02)775-4697

타히티에서 보라보라까지는 76인승의 국내선 제트프롭을 이용하면 된다. 약 50분 정도 걸리며 중간에 후아히네나 라이아테아를 잠시 경유한다. 국내선에는 지정석이 없다. 승객 마음대로 자리를 고를 수 있어 창공에서 보라보라 섬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서는 먼저 탑승하는 것이 좋다. 보라보라 섬을 가장 잘 구경할 수 있는 자리는 왼쪽 앞자리다.

타히티, 보라보라 등의 물가는 세계적으로 악명 높다. 햄버거와 콜라 한잔에 미화 20달러가 필요한 곳. 타히티 사람들도 쇼핑을 위해 하와이까지 원정을 떠날 정도다. 파페에테에 있는 까르푸 매장이나 슈퍼마켓 체인인 ‘샹피옹(Champion)’ 등을 이용하면 비교적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타히티를 전문으로 하는 ‘투어 타히티(www.tahiti-nui.co.kr)’ 여행사는 타히티와 보라보라 등으로 떠나는 다양한 허니문 패키지를 선보인다. 일본에서 1박, 보라보라 라군 리조트에서 2박을 하고 타히티의 래디슨 리조트에서 2박을 하는 7일 상품(매주 일요일 출발)이 309만원.

일본 1박, 모레아 쉐라톤 2박과 타히티 쉐라톤 2박인 모레아 허니문 패키지 7일 상품(매주 일요일 출발)은 249만원. 일본 1박과 타히티섬 래디슨 리조트에서 4박을 하는 타히티 허니문 패키지 7일 상품(매주 일요일 출발)은 219만원이다. (02)773-9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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