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발표를 일주일 앞두고 수능 가채점 결과를 발표해 “교육당국이 입시학원이 하는 일을 하느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이 수능 점수 추정치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자료 내용은 오류 투성이어서 공교육에 대한 불신감만 높였다는 지적이다.
시교육청은 5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정신여고에서 개최한 2007학년도 진학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 3,000여명에게 <2007 대입 정시전형 이해와 지원전략>를 배포했다.
자료는 우선 각 영역의 예상 표준점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놓았다. 또 자료는 서울대 법학과의 경우 390점 이상도 안심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고 540점 이상 최상위권은 인문계의 경우 ‘나’군에서 서울대, ‘가’군에서 연세대 고려대, ‘다’군에서 한양대 한국외대 순으로 지원하라는 안내까지 하고 있다.
표준점수는 과목별 난이도 차이를 없애기 위해 산출하는 상대점수이므로 정확히 예측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부 유명 사설학원도 이런 점을 고려해 가채점 결과나 예상 배치표는 자체 설명회나 수험생 상담 때 참고용으로만 쓰고 있으며, 언론 발표 등 공식 사용은 자제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사설입시학원이 수능 추정치를 발표하는 것도 문제인데 시교육청이 이런 내용을 자료로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마다 입시학원이 진학지도를 주도하는 현실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 올해부터 자료를 내고 설명회를 열게 된 것”이라며 “입시설명회 현장에서 ‘여러 추정치가 나와 있고 가채점 결과여서 과신하지는 말라’는 단서를 달았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수리영역 ‘나’형 최고점은 (지난해) 152점에서 (올해) 137점으로 대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는 3쪽 내용과 달리 15쪽 ‘표준점수 체제의 2005~2007학년도 수능 분석’ 표에선 최고점을 142점으로 표기하는 등 같은 자료 내에서 숫자와 내용이 다른 부분이 많았다. 또 1등급 표준점수 최고점이 당연히 전체 표준점수 최고점이 돼야 함에도 두 점수가 서로 다르게 돼 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