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 해 중국 외교가 더 할 나위 없이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자평이 나왔다.
우젠민(吳建民) 중국 외교학원 원장 겸 중국 국제관계학회 상무부회장은 5일 ‘2006년 국제형세와 중국외교’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올 한해 중국 외교는 대풍년”이라고 밝혔다.
우 원장은 외교 풍년의 근거로 4가지로 꼽았다. 우선 미국과 경제 전략대화를 개시해 미중 관계의 협력 수준을 높였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중을 통해 중일 관계를 정상궤도로 복원시켰다고 주장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인도 방문을 통한 양국 관계증진, 러시아와의 밀월도 거론했다. 중국 외교 최우선 역점 사항인 대국(大國)간 외교를 원만히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두번째 근거는 국경을 맞대는 변경 국가들과의 관계 증진이다. 6월 상하이협력기구(SCO) 창설 15주년을 맞아 상하이에서 SCO 정상회의를 열어 러시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 중앙아 서남아 국가들과 전략적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면서 국경을 안정시켰다.
아울러 아프리카 53개국 중 48개국 정상들이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진행한 중국_아프리카 정상회의 등을 통해 높아진 중국의 외교 위상, 홍콩 출신의 마거릿 첸 여사를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 당선시키는 등 다자 외교 방면의 괄목할 성장 등도 평가의 이유로 제시됐다.
중국은 올 한해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석유 및 지하자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적극적인 자원외교를 펼쳤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 반미 성향의 국가원수들은 중국을 방문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 언론은 G7(서방선진 7개국)의 시대는 가고 미국과 중국의 G2 시대가 왔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였다. 이러한 성과는 인도와 같이 국경분쟁을 벌이는 국가들과도 손을 잡고, 협력을 추구하겠다는 중국의 실리 외교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 원장이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성공작이라고 평가할 수 없는 중국 외교들도 있다. 10월 9일 북한의 핵 실험으로 사상 최저점으로 떨어졌던 북중 관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예기치 못한 푸대접만 받았던 후 주석의 4월 미국 방문 등이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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