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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린 '된장녀'는 더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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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린 '된장녀'는 더 예쁘다?

입력
2006.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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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올해 최고 인기 검색어로 ‘된장녀’가 선정됐다. 하지만 ‘된장녀’라는 호칭만 없었지 TV에서 돈 밝히고 싸가지 없는 젊은 여성들은 늘 존재해왔다. 사랑의 훼방꾼 역할에 불과했던 드라마 속 된장녀들이 색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시청률 30%를 넘기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KBS1 <열 아홉 순정> (극본 구현숙, 연출 정성효 황인혁)에서 철 없는 며느리 윤정(이윤지)은 여주인공 국화보다 눈에 띈다. 극 초반 윤정은 어느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명품 밝히고 버릇없는 ‘비호감’ 인물이었다. 그러나 바른 생활 사나이 우경(이민우)과 결혼한 이후 윤정이 보여주는 좌충우돌 시집살이는 극의 새 활력소로 자리잡으며 일일 드라마의 주시청층인 중년 시청자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특히 ‘몸빼’ 차림으로 밭에 나가 즐겁게 일하면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건넨 막걸리를 마시고 취하거나 물을 끓이라는 시어머니에게 “금 냄비에 끓일까요, 은 냄비에 끓일까요?”라고 물어보는 모습 등은 밉지 않은 신세대 며느리를 대변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주 막을 내린 MBC <환상의 커플> (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김상호)도 된장녀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부동산 재벌인 조안나(한예슬)는 자신이 운영하는 리조트 직원은 물론 남편에게까지 “꼬라지 하고는…”이라는 막말을 해대는 ‘안하무인’ 캐릭터다.

사고로 기억을 잃은 안나는 ‘나상실’이 돼 시골 마을의 억척 청년 철수(오지호) 집에서 온갖 집안 일을 떠맡는다. 기억을 잃은 후에도 안하무인 성격은 그대로인 상실의 모습은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한 축이었다. 상실이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집안 일을 하며 실수를 연발하고, 자장면과 막걸리 앞에서 자존심도 포기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동정심까지 유발했다.

부잣집 출신의 철부지가 하루 아침에 밭일을 즐기거나 가정부로 전락하는 설정은 현실과 거리가 있지만, 얄미운 인물들의 한껏 망가진 모습은 은근한 쾌감을 준다. 그러나 이들이 사랑 받는 진짜 이유는 자신과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이다.

김회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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