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미국에서 들어온 3차 수입분 쇠고기에서도 뼛조각이 검출돼 모두 반송처리 될 전망이다.
강문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6일 “3차 수입분 10.2톤이 X-레이 검출기 조사에서는 이상이 없었으나 육안검사에서 갈비본살(chuck short rib) 3개 상자에서 7개의 뼛조각이 발견됐다”며 “칼에 의해 갈비뼈가 얇게 잘려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뼛조각 크기는 가장 작은 것이 0.3㎝×0.6㎝, 가장 큰 것이 0.7㎝×1.0㎝ 정도였으나 모두 두께가 1㎜ 정도로 매우 얇아 X-레이 조사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년 10개월 만에 재개된 미국산 수입 쇠고기 1, 2, 3차분 모두 검역 불합격 판정을 받게 됐다. 엄격한 검역기준을 적용해 ‘성과’를 올린 농림부는 오히려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간 통상현안을 다뤄야 하는 다른 부처의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6일 “재경부나 외교부 인사들이 사석에서 ‘검역 기준이 너무 엄격한 것 아니냐’고 한다”며 “위생조건에 따라 검역을 진행해야 하는 농림부나 검역원으로선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ㆍ미 간 합의된 검역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데에 기인한다. 올 1월 양국이 합의한 수입 위생조건에는 ‘생후 30개월 미만, 뼈 아닌 살코기’ 등의 규정만 있을 뿐, 전수조사 여부, 어느 정도 크기의 뼛조각까지 문제가 되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전수검사와 X-레이를 통한 뼛조각 검출은 전적으로 농림부 판단에 따라 취해지는 조치이다. 골수에 광우병 원인체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학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뼈를 수입대상에서 제외했고, 이 뼈를 X-레이 검출기를 통해 ㎜ 단위까지 살피는 것이다. 검출기에 걸리는 이상, 뼛조각이든 뼛가루든 모두 불합격 판정을 받게 된다. 농림부 관계자는 “한ㆍ미 통상 관계를 생각하면 정부 입장이 곤란한 것은 사실이지만, 위생조건을 엄밀히 따지는 것은 당연할 뿐더러 국민 여론을 감안할 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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