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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아시안게임/베어벡호 '외줄타기'로 어디까지?

입력
2006.12.0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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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벡호’의 위태로운 외줄타기가 이어지고 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알 라얀경기장에서 열린 B조 리그 최종전에서 바레인을 1-0으로 꺾고 3연승, 조1위로 8강행을 확정했다.

# 준결승 다툴 北 또는 日에 승리 장담못해

하지만 이날 보여준 대표팀의 경기력은 기대이하였다. 방글라데시전(3-0), 베트남전(2-0)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20명 엔트리가 모두 모여 치른 훈련 시간이 얼마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기를 치를수록 나아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여전히 손발이 맞지 않고 예리함도 떨어진다.

한국은 바레인을 맞아 오히려 앞선 두 경기보다 못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 13분 오범석(포항)의 왼발 중거리포가 상대 골네트로 빨려 들어가며 1-0으로 승리했지만 내용면에서는 완패였다. 잘해서 이겼다기보다는 운이 좋아서 승리를 얻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듯 싶다. 베어벡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바레인에게 골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행운”이라고 말하며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공격, 중원 장악, 수비 조직력 등 어느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것이 없다.

한국은 박주영(서울)을 축으로 왼쪽에 염기훈(전북), 오른쪽에 이천수(울산)로 스리톱을 이뤘지만 이들은 90분 동안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날리지 못했고 변변한 득점 찬스조차 만들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박주영은 전반 35분 대회 두 번째 경고를 받아 8강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특히 실망스러운 것은 수비 조직력. 중원에서 미드필더들이 강한 압박을 가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이날 한국 수비수들은 상대 공격수 압둘라 오마르와 존 제이시의 빠른 침투를 번번이 놓치며 수 차례 아찔한 실점 위기를 맞았다. 전반 4분40초께 미드필드에서 연결된 로빙 패스에 중앙 수비가 뚫리며 제이시에게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기회를 내줬고, 전반 후반에도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든 오마르에게 같은 기회를 허용했다. 베어벡 감독의 말처럼 두 번 모두 운이 좋아 실점을 모면할 수 있었다.

‘베어벡호’는 F조 1위와 10일 오전 1시에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6일 밤 최종전을 치르는 상대보다 하루의 준비 시간이 더 있다. 일본 혹은 북한과 맞붙게 되는데 현재 보여주고 있는 느슨한 경기력으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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