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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먹튀전략'까지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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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먹튀전략'까지 짰다

입력
2006.12.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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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처음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할 목적으로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수차례 접촉하는 등 적극적이고 치밀하게 로비를 한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단기간에 제3의 은행에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이른바 ‘출구(Exit)전략’까지 사전에 마련했다. 론스타 측이 김석동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당시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에게 “외환은행 인수를 도와 달라”고 부탁한 사실도 확인됐다. 그동안 “한국 정부와 외환은행 측의 권유를 받고 마지못해 인수했다”는 론스타의 해명과 정반대되는 내용이다. 검찰은 7일 오전 10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한 9개월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5일 본보가 입수한 하종선(구속) 변호사의 공소장에 따르면 론스타는 2002년 국내 금융기관 인수를 목표로 설정하고 대상을 물색했다. 당시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인수할 수 있는 금융기관은 부실기관으로 지정된 조흥은행밖에 없었지만 론스타는 브랜드 가치가 높고 해외 영업망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경영상태가 계속 호전되고 있던 외환은행을 인수 대상으로 결정했다.

이후부터 론스타의 로비가 줄기차게 이뤄졌다.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같은 해 7월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및 김 부위원장과 고교 동문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 한국 지사장 김모씨를 내세워 두 사람에게 외환은행을 론스타가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스티븐 리 자신도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 외환은행 경영진에게 접근해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을 타진했다. ‘출구전략’ 이 마련된 것은 그해 10월이었다.

스티븐 리는 이듬해 5월 변 전 국장과 친분 있는 하 변호사의 주선으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모 식당에서 변 전 국장을 만나 외환은행 매각 가격을 합의했다. 물론 론스타의 요구대로였다. 스티븐 리는 한 달 뒤 같은 식당에서 변 전 국장에게 외환은행 주식을 나중에 추가로 살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수권)까지 보장해 주도록 요청했고 변 전 국장은 역시 이를 수용했다.

외환은행 인수 자격이 없었던 론스타가 자격 승인을 받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스티븐 리는 2003년 6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하 변호사를 마이클 톰슨 론스타 본사 법률담당 이사에게 소개했고 톰슨 이사는 그 자리에서 “변 전 국장 등 공무원들에게 청탁해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게 해 주면 그에 상응하는 돈을 지급하겠다”는 ‘성공 조건부 후불 계약’을 약속했다. 하 변호사는 6,7월 금융당국 공무원들을 수차례 만나 론스타 측 입장을 전달했으며 공무원 접촉 상황을 매일같이 톰슨 이사에게 보고했다.

같은 해 10월 말 외환은행 인수를 마친 론스타는 하 변호사에게 105만달러(약 12억원)를 약속대로 송금했다. “하 변호사의 역할이 핵심적(key)이었으며 지대했다(value)”는 이유에서였다.

론스타가 다른 은행과 합작할 경우 합법적으로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었지만 추후 재매각으로 인한 수익을 독점하기 위해 무리하게 단독 인수를 추진했다는 게 검찰의 잠정 결론이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박상진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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