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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아시안게임/여자 더블트랩 손혜경 '부모님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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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아시안게임/여자 더블트랩 손혜경 '부모님의 이름으로…'

입력
2006.12.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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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보고 싶어요.”

한국 사격에 첫 금메달을 안긴 손혜경(30ㆍ국민은행)은 뜨거운 눈물부터 쏟아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 뒤 연락이 끊긴 부모님 생각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손혜경은 사냥을 즐기는 아버지를 따라 혜화여고 3학년 때 처음 총을 잡았다. 그리고 94년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된 뒤 10여년간 국내 클레이계의 간판스타로 군림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불운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95년 사격 훈련을 준비하다가 튀어 오른 접시에 오른 눈을 정통으로 맞아 크게 다친 것. 곧바로 4시간의 대수술을 받았다. 좌우 1.5이던 시력은 0.5까지 떨어졌고, 시력이 약화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사격을 포기할 법도 했지만 그는 오히려 총을 더욱 굳게 잡았다. 사격은 부모님과 연결해주는 마지막 끈이기 때문이다.

남부럽지 않은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90년대 말 아버지의 사업 실패 이후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다. 빚은 눈덩이처럼 늘어났고, 딸을 볼 면목이 없는 부모님은 자취를 감췄다. 지금도 부모님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그래도 매달 부모님 통장으로 50만원씩 생활비를 보내며 부모님의 건강을 걱정한다.

지난해 5월에는 산악훈련을 하던 중 오른 발목을 다치는 등 불운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부모님의 이름으로’ 그는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지난 7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 재기를 알린 손혜경은 5일 아시안게임에서 나흘째 금 소식에 목말랐던 사격 선수단에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 두개를 안기며 ‘제2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2회 연속 2관왕의 위업이다.

손혜경은 “4년 전에는 운이 좋았다면 이번엔 열심히 한 결과다. 최근 7년 사이에 가장 열심히 했다”면서 “어디에선가 고생하고 있을 부모님이 가장 생각난다”고 연방 눈물을 훔쳐냈다. “마지막 남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 ‘부모님의 이름’으로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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