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는 당장 오른 무릎을 수술해야 한다고 말렸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단 태극마크 인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잖아요. 무릎이 부서지더라도 싸우고 싶었습니다.”
가슴에 단 태극기가 항상 자랑스럽다고 되뇌던 유도 66㎏급 태극전사 김광섭(25ㆍKRA). 그는 5일(한국시간)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카타르 스포츠클럽에서 벌어진 패자결승전에서 중국의 부헤차올루를 우세승으로 제압했다.
다리를 심하게 절뚝거린 김광섭은 “금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동메달도 소중하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였다. 진통제 효과가 가시자 연골과 인대가 모두 파손된 무릎이 쑤셨다. 김광섭은 퉁퉁 부은 무릎을 부여잡은 채 밤을 새야만 했다.
김광섭은 “유도선수셨던 아버지도 무릎 부상으로 은퇴하셨다”면서 “무릎이 찢어질 듯 아플 땐 이것도 부전자전인가 싶었다”고 고백했다. 한국에 돌아오는 즉시 수술하기로 결정한 김광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고 했다.
한편 전신탈모증에 걸린 이지은(17ㆍ전남제일고)도 수영 여자 자유형 400m에서 값진 동메달을 차지했다. 7살 때부터 원형탈모증을 앓은 여고생 이지은은 머리카락이 한 올도 남지 않았지만 탈모제를 복용할 수 없었다. 약효는 있지만 약물검사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태극마크가 새겨진 수영모를 쓴 채 시상대에 오른 이지은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