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다시 어두운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미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에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부(FSB) 요원이었던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피살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했을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같이 표현했다.
과거 스탈린이 정권유지를 위해해외에 거주하던 자신의 정적 트로츠키를 암살한 것처럼 러시아 정보기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임기 만료 이후 안정적인 정권 유지를 위해 해외에서 이 같은 테러를 감행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노바야 가제타’ 여기자 피살 사건과 리트비넨코의 암살, 예고르 가이다르 러시아 전 총리 독극물 중독 논란 등 일련의 사건 뒤에 권력투쟁을 앞둔 국가 정보기관의 음모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아나톨리 추바이스 전 러시아 총리는“세 사건이 서로 연관돼 있으며 위헌적이고 강제적인 권력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바라던일”이라고 말해 러시아 정보기관의 개입 의혹을 증폭시켰다. 타임은 이 같은 음모론의 중심에는 푸틴 대통령의 권력연장의 의지가 도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은 3선을 금지한 현행 헌법에 따라 차기 대통령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실제로 측근들을 중심으로 한‘크렘린 권력’은 정권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 푸틴이 아닌 다른 인사가 정권을 잡을 경우 자신들이 개혁의 대상이될 수 있다는 것을잘알기 때문이다. 푸틴이 정권을 잡을 당시에도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측근의 재산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 그들은 푸틴 재임기간 중 재산 대부분을 잃었다. 자신들도 이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개헌을 통해 아예 푸틴이 더 정권을 잡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권연장을 위해서 반체제 활동을 하는 전직 국가 정보요원이나 전직핵심 관료들은 제거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푸틴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개헌을 통해 3선에 오를 준비가 돼 있다. 푸틴은 이미 국가 두마(하원)와 연방회의(상원)에서 모두 개헌 가능 의석인 3분의 2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 모니터지도 4일푸틴 대통령이 구 소련의 국가보안위원회(KGB)출신임을 상기시키며“러시아는 KGB가장악했으며, 러시아는 푸틴한사람에 경제 권력이 집중된‘크렘린 자본주의’”라고 보도했다. 이신문은 KGB 출신들이 푸틴 대통령 취임 이후 구소련시절의 임무를 그대로 복원·계승했다며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구태의 정치행태를 꼬집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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