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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열린우리당 평당원만의 대통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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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열린우리당 평당원만의 대통령인가

입력
2006.12.0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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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릿 수 지지율 정당의 이기적 자구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속한 그 정당에서 대통령이 일을 벌일 요량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당원들에게 편지를 써 당내 싸움에 팔을 걷어 붙였다. 지금 우리 대통령이 할 일이 그 정도인가에 대해 묻는다면 응답할 층은 직계 당원들밖에 없을 것이다.

이 편지의 문제점은 많다. 그는 해외 출장 당일 아침에 편지를 쓴 것으로 돼 있다. 세금을 들여 공무 출장을 떠나는 날 국민을 위해 국익을 도모하겠다는 다짐을 해도 모자랄 판에 일개 정파의 당원들을 상대로 할 말들만 머리 속에 가득했다는 것인데, 대통령이 그래도 되는 건가. 정체성과 직무를 저버린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그 제목은 '우리 모두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이고, 주제는 "열린우리당이 보여준 지도력의 훼손과 조직윤리의 실종을 바로잡는 노력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남들에게 한 이 말은 기실 대통령 자신이 들어야 할 말이다. 책임은 '우리 모두'가 아니라 대통령에게 있고, 직무 윤리의 실종을 바로잡아야 할 당사자 역시 대통령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보낼 편지를 스스로 쓴 셈이다.

대통령의 역할과 책무를 자신을 추종하는 당원들에 국한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점도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대통령은 국정 실패의 원인을 야당과 여당에 골고루 돌렸는데, 여당도 야당도 책임의 소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가장 큰 실패의 중심에 대통령이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혼자만 눈 감고 귀 막고 있는 것이다.

그의 편지에는 당이 시도하는 정계개편을 권력 투쟁으로 보고 제동을 걸려는 소아적 발상이 곳곳에 드러난다. 그 수단으로 지도부를 배제한 평 당원 동원을 꾀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중앙위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노 대통령에 즉각 호응했다. 자주 보던 수법이지만 대통령이 구사할 바는 아니다. 노 대통령은 정치 게임을 그만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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