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전방위로 뛰고 있다. 지난 주 중동 방문에 이어 4일 워싱턴에서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인 압둘 아지즈 알 하킴 이라크이슬람혁명위원회(SCIRI) 의장과 회담했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주 요르단 암만에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의 회담을 가진데 이어 하킴 의장을 워싱턴으로 부른 것은 이라크 문제 해법이 종파간 이해관계에 달려 있다는 점을 인식,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6일 초당적인 이라크연구그룹(ISG)으로부터 보고서를 받은 뒤 7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만나고 내년 1월엔 이라크 소수 종파인 수니파 최고 지도자 타리크 알 하시미 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과 하킴 의장의 회담은 주변 국가 정세, 종파 간 민병대 무장해제 등 중요한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는 원론적인 논의 사항만 공개됐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이라크 선출직 지도자들과 사회 각계 지도자들이 이라크의 민주주의 발전을 저지하려는 극단주의자들을 거부할 필요성에 관해 얘기했다”며 “자유 이라크라는 상호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이라크 주권 정부와 계속 협력하겠다는 뜻을 하킴 의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킴 의장도 “이라크 문제는 이라크 국민이 해결해야 하며 이라크 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 혹은 국제 역할은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문제 해결의 핵심 파트너로 인정한 하킴 의장은 이라크 내 최대 종파인 시아파 정당 통합이라크연맹(UIA)을 구성하는 양대 축의 하나인 SCIRI를 이끌고 있다. 사담 후세인의 철권통치 시절인 1980년 이란으로 망명, 반(反) 후세인 운동을 벌였던 그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함께 귀국했다. 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등 온건파로 분류된다. 때문에 조속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정치적 라이벌인 시아파 강경 노선의 무크타다 알 사드르와 대립하고 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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