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는 잊어라!”
최근 MS가 새 브라우저 IE7.0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하나의 창 안에서 여러 웹사이트를 열 수 있는 ‘탭브라우징’이나 사용자가 직접 검색엔진을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인스턴트 검색’기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런 기능들이 다른 브라우저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더 나아가 IE 외에 다른 브라우저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용자들도 많다. 이는 그간 MS가 IE를 윈도에 끼워 팔아왔기 때문이다. 조금만 시간을 갖고 찾아보면 IE를 능가하는 브라우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비영리기관인 모질라 재단(www.mozilla.org)이 10월에 내놓은 파이어폭스2.0은 현재 IE7.0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다. 넷스케이프를 침몰 시킨 후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던 IE의 점유율을 최근 2~3년간 85%대까지 끌어내린 게 바로 파이어폭스다.
이미 파이어폭스에서 지원하고 있던 탭브라우징과 인스턴트 검색 기능을 IE에서 뒤늦게 추가한 것은 MS가 파이어폭스를 그만큼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파이어폭스2.0의 가장 큰 강점은 탭브라우징 기능의 안정성이다. 탭브라우징은 매우 편리한 기능이지만 하나의 탭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모든 탭이 닫혀버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파이어폭스2.0은 이런 경우를 대비해 닫힌 탭을 기억해 복원하는 기능이 있다. IE7.0에는 없는 기능이다. 또 오픈 소스 프로그램인 파이어폭스는 한번 출시되면 전세계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기능과 디자인을 끊임없이 개선시켜 나간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러나 사실 탭브라우징의 창시자는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노르웨이 기업 오페라소프트웨어(www.opera.com)다. 이 기업은 인터넷이 보급됐던 1990년대 중반 브라우저 오페라를 만들기 시작해 현재 9.0버전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탭브라우징은 2000년 출시된 오페라4.0에서 최초로 등장했다. 오페라9.0은 IE7.0이나 파이어폭스2.0의 기능을 대부분 지원할 뿐 아니라 브라우저를 아웃룩과 같은 메일 클라이언트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음성(영어)으로 브라우저를 조종하거나 브라우저가 문서를 읽어주는 등 독자적인 기능도 제공한다. 오페라9.0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에서 가장 가볍고 빠른 브라우저’다. IE를 사용하다가 오페라를 사용하면 그 속도 차이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다만 IE만을 고려해 만든 사이트가 대다수인 국내에서는 파이어폭스와 오페라의 뛰어난 기능성이 다소 빛을 잃는 것도 사실이다. 사용에 큰 문제는 없지만 간혹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각 사용자 커뮤니티의 매뉴얼을 따르면 된다. 인터넷 강국에서 거의 모든 인터넷 환경이 지나치게 한 다국적 기업에 치우쳐 있는 사실은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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