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이상훈·이종범 앞세워 우승 일군 인연도 작용
소문만 무성하던 주니치의 이병규(32ㆍ전 LG) 영입이 최종 확정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니치가 이병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 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호시노 감독은 자매 구단인 LG를 통해 이병규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병규는 97년 데뷔 첫해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99년에는 서울 팀 최초의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는 등 호시노 감독이 지켜볼 무렵 절정의 기량을 꽃피웠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이병규의 해외진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던 데다 LG와 자매 구단임을 의식한 탓에 이병규를 ‘그림의 떡’으로 지켜봐야 했다.
주니치는 지난 2004년 오치아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이병규 영입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에 나섰다. 오치아이 감독은 LG의 스프링캠프인 오키나와에서 LG와 연습경기를 치르는 동안 공공연하게 “이병규는 당장 일본에서 뛰어도 통할 최고의 타자”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니치는 이병규가 FA를 앞둔 지난 6월7일 가네다와 요코야마 등 아시아담당 스카우트 일행을 잠실 LG-삼성전에 파견해 이병규의 모습을 관찰했고, 비디오테이프를 전달 받은 오치아이 감독이 구단과의 조율을 거쳐 ‘이병규 영입’이라는 내부 방침을 최종 확정했다. 오치아이 감독은 “이병규가 첫해 부진하더라도 충분히 적응 기회를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규가 왼손타자라는 점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니치는 후쿠도메와 이노우에 외에 외야에 특출난 좌타자가 없다. 이병규 외에 니혼햄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한 FA 오가사와라 영입을 신중하게 검토했을 만큼 왼손타자 수급이 절실했다.
주니치의 ‘친한파’ 성향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96년 해태에서 뛰던 선동열(삼성 감독)에 이어 이상훈(전 SK)과 이종범(KIA)을 차례로 스카우트, 99년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톡톡히 재미를 본 주니치는 이후 한국 선수들에게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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