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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이 "나는 하위층"/통계청 2006 사회통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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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이 "나는 하위층"/통계청 2006 사회통계 조사

입력
2006.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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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하위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100명 중 10명은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으며 이중 5명은 돈이 없어 자살을 생각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06 사회통계조사 결과에 나타난 한국민의 현주소다. 통계청이 7월 전국 3만3,000가구를 표본추출해 만 15세 이상 가구원을 설문 조사한 결과, 3년 전에 비해 소득 직업 교육 재산 등을 고려한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중간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56.2%에서 53.4%로 줄어든 반면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42.4%에서 45.2%로 늘어났다. 상층이라고 답한 사람은 1.4%에서 1.5%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양극화가 가속화 되면서 상위층은 부를 재생산해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지만 중간층은 하위층으로 점차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또 많은 사람들은 중ㆍ상층이 될 것이라는 기대조차 접었다. ‘일생 동안 노력하면 본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낮다’고 답한 비율(46.7%)이 ‘높다’고 답한 비율(27.5%)의 두 배에 가까웠다. 그러나 자식에 대한 희망까지 버리지는 않았다. 자식의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다’는 비율(39.9%)이 ‘낮다’는 비율(29%)을 앞섰다.

경제난으로 인한 자살은 먼 이야기가 아니었다. 100명 중 5명은 지난 1년간 돈이 없어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15세 이상 인구의 10.3%가 지난 1년 동안 한번 이상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변했으며,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48.2%)을 첫째로 꼽았다. 실제 일용직 근로자는 10명 중 1명(10.7%)이 지난 1년간 임금체불로 고통을 겪었다고 답했다. 이에 비해 임시직은 5.4%, 상용직은 2.9%였다.

이에 따라 현재 생활에 만족하다고 답한 사람은 10명 중 3명(28.9%)에 불과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사람은 38.8%, 불만족이라는 답은 32.3%였다.

경제난과 취업난은 한참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청소년의 직업관까지 바꿨다. 통계청이 청소년으로 분류한 15∼24세의 경우, 근무하고 싶은 직장으로 ‘철밥통’으로 불릴 정도로 안정성이 돋보이는 국가기관(33.5%)을 첫째로 꼽아 젊은 층의 공무원 쏠림 현상을 재확인시켰다. 공기업에서 근무하고 싶은 사람(11%)까지 합하면 44.5%에 이른다.

특히 공무원 선호 현상은 대학생보다 오히려 중고등학생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9~24세 청년들은 31.7%가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답했지만, 15~18세 청소년은 35.9%가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한편 여성에게 집중된 육아ㆍ가사 부담과 자아실현 사이에서 미혼 여성들은 결혼에 대해 더욱 냉소적이 되어가고 있었다. 꼭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미혼여성은 절반(52.6%)에 불과했다. 또 청소년은 18%만이 부모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으며, 부모 중에 아버지에게 고민을 상담하는 비율은 2.9%에 불과한 점도 눈에 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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