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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성대결 도하 아시안게임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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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성대결 도하 아시안게임에도 있다

입력
2006.12.0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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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성대결이 이뤄지는 스포츠 종목은 드물다. 체력적 조건이 절대적인 스포츠 분야에서 남녀가 함께 경쟁하는 것은 공정성에서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녀의 벽’을 깨는 종목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PGA투어에 줄기차게 도전하는 미셸 위(17)가 가까운 예. 이런 가운데 아시안게임에서도 흥미로운 ‘성대결’이 성사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도하아시안게임 요트 레이저 레이디얼급에서 ‘열린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점쳐지는 한국의 남(男)자 대표 김상규(28ㆍ부안군청)와 중국의 여(女)자 대표 수리지아(19)가 5일(한국시간) 레이저 레이디얼급에서 자존심을 건 성대결을 벌인다.

요트에 걸린 금메달은 모두 14개. 그 중 6개의 남자부와 4개의 여자부를 제외한 4개의 금메달이 남녀 구분 없는 오픈급이다. 성대결이 가능한 이유는 요트가 몸무게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 보통의 레이저급에서는 180㎝ㆍ75kg 이상의 체격 조건을 갖춰야 한다. 바람이 불었을 때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한 것. 그러나 레이저 레디얼급은 돛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다. 어느 정도의 체격 조건만 갖춰지면 여자도 도전해볼 수 있다.

이번 성대결이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는 금메달 구도가 남녀 대결로 좁혀졌기 때문. 김상규와 수리지아는 지난 3월 같은 장소인 카타르 도하에서 맞붙었다.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김상규는 1위, 그 뒤를 수리지아가 이었다. 김상규로서는 타이틀 수성을, 수리지아는 복수전의 기회인 셈이다.

강왈수 요트 대표팀 코치도 보기 드문 이성간의 라이벌전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강 코치는 “오픈급이라 해도 이렇게 남녀가 1위 경쟁을 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정승철 대표팀 감독은 “레이저 레이디얼급이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 종목으로 편성되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도 전략적으로 내보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상규로서는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수리지아는 7월 세계선수권에서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고 2002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상규는 80kg까지 육박했던 체중을 71kg까지 빼는 ‘다이어트 전략’에 돌입하면서 성대결에 만전을 기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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